더 나은 여건서 일하려면 꼭 필요
인터넷 접수의 어려움 원성 사기도
'학기별 강좌' 온라인 확대 되어야
신청 유연하게·절차는 간소화 바라
그 가운데 하나가 '사회통합프로그램'이다. 사회통합프로그램(KIIP)이란 '한국 이민과 통합 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 integration program)'으로 이민자의 한국 생활에 필요한 기본소양의 습득을 돕기 위한 것이다. 도입 취지는 이민자가 한국어는 물론 한국문화를 빨리 습득하여 한국민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사회와도 융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에 KIIP를 이수한 이민자가 영주권을 신청하거나, 그 외 체류자격을 신청할 때 한국어 능력 입증을 면제하거나 가점 등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니 더 나은 여건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이다.
2023년 이민자 체류실태·고용조사 결과를 보니 비전문 취업(E9) 이주 노동자의 71.1%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임금 및 보수에 대한 만족도는 68.9%였다. 이를 보아 잠정적으로 한국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주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숙련기능인력으로 일할 수 있는 E7-4 비자의 발급대상을 기존 5천명에서 3만5천명으로 늘린 것도 이주 노동자들의 한국 내 근무기간 연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어 능력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확보되어야 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숙련된 인력의 안정적 수급과 이주 노동자의 입장에서 근무기간의 연장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업별 근무환경은 제각각이다. 노동의 강도가 높은 어업분야의 이탈률은 E10-2비자의 경우 86.1%(2021년 통계)에 달했다. 주 노동시간에서도 제조업이 52.7시간임에 비해 어업은 67.5시간이었다. 휴일은 제조업 1.5일, 농업과 어업은 0.8일에 불과했다. 임금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니 대체로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는 것은 이주 노동자의 강한 의지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도 아무리 동기가 뚜렷하고 의지가 강할지라도 한국어 수업, 특히나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신청한다는 것은 초인적 의지뿐만이 아니라 운도 동반되어야 하고 조력자도 필요로 한다.
다음은 프로그램 신청의 어려움을 보도한 모 언론사의 기사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외국인 주민이 한국 생활에 꼭 필요한 사회통합프로그램 인터넷 접수의 어려움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외국인 주민이 체류자격을 변경하거나 귀화 신청을 할 때 유인책을 부여하기 때문에 많은 이주민이 참여한다. 중국인(조선족) A씨는 사회통합프로그램 사전평가를 신청하려고 수개월 동안 3차례나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2020년 7월21일). 문제는 4년 전의 상황도, 현재 상황도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사회통합프로그램의 접근이 이주노동자들에게 어렵다면 이것은 문제가 아니겠는가. 사회통합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신청이 가능한 이유도 있다. 그리고 산업별 근무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주 노동자들의 한국 내 적응과 정착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여 숙련된 기능을 갖춘 이주 노동자 인력을 산업 현장에 정착시키고자 한다면 한국어 수업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통합프로그램은 이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사회통합프로그램의 신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이주 노동자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기관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학기별 강좌는 온라인으로도 확대되고, 신청 기간은 유연하게, 절차는 간소화되기를 바란다.
/김구용국 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장 협의회 회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