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설계 착수·2029년 완공 예정
배후단지·담수화시설 등 41㎿ 예상

발전기 8개중 7개가 화석연료 의존
인천시 신재생에너지단지 지지부진

업계 "사업비 부담 '디젤 선택'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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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공항 건설을 앞두고 인천시가 탄소중립섬 조성 계획을 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백령공항 예정부지. /경인일보DB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오는 2029년 '백령공항'이 건설되면 현재보다 3배 가까운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백령도를 '탄소중립 섬'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뚜렷한 시행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백령공항 건설을 계기로 인천시가 섬 지역에서 화석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전력 확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8월까지 백령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을 마친 후 연내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백령공항은 백령도 솔개지구 일원 25만4천㎡ 부지에 추진되는 사업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 오는 2026년 착공해 2029년 완공 예정이다.

백령공항 건설에 따라 공항 주변지역 배후단지 조성 등 백령도 내 전력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백령도 내 발전소는 모두 8개(1.5㎿급 6개, 3㎿급 2개)의 발전기를 보유해 총 15㎿ 규모 발전 용량을 갖췄다.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지난해 내놓은 백령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보면 백령공항 건설에 필요한 전력시설 규모는 7.5㎿다. 인천시가 수립한 백령공항 주변지역 기본계획에서는 호텔과 리조트, 물류시설 등 배후단지에 29.2㎿의 전력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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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공항 건설을 앞두고 인천시가 탄소중립섬 조성 계획을 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백령공항 예정부지. /경인일보DB

인천시상수도본부도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루 2천200t 용량의 해수담수화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데, 시설 운영에 필요한 예상 전력량은 약 5.1㎿다. 백령공항과 배후단지, 해수담수화시설 등에만 41.8㎿의 전력이 필요해 현재 백령도 내 발전소 추가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백령도 내 전력 생산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운영 중인 백령도 발전소에서는 발전기 8개(15㎿) 중 7개(13.5㎿)가 경유를 이용하는 디젤발전기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이 도서지역 대기오염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3년부터 백령 발전소의 1.5㎿급 디젤발전기 1개를 천연가스(LNG)와 경유를 함께 쓰는 혼소 발전기로 개조했지만, 이후 사업이 확대되지 못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백령공항 주변지역 기본계획을 통해 배후단지에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11만5천302㎡)를 만들어 백령도를 '탄소제로섬'으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계획과 실행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천 섬 지역 신재생에너지 확대 구상이 이행되지 못하는 이유로 '막대한 사업비'를 꼽는다.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은 1㎿ 규모 시설을 만들 때 1만3천200㎡ 규모 부지가 필요하고, 해상풍력발전은 8㎿급 단지 기준 1㎿당 50억원의 투자 비용이 예상된다.

특히 민간에서는 100㎿급 미만 해상풍력발전단지는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한다. 백령도에 늘어날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정부와 인천시가 '디젤 발전기 확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백령공항 건설 기본계획에 예상 전력 수요량과 최적의 공급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라고 했다.

환경단체는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섬에서 생산한 전력을 소비하는 전력 공급 계획을 백령도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천녹색연합 박주희 사무처장은 "백령공항 건설을 계기로 신재생에너지를 지역에서 생산하고 자체 소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시범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도서지역 디젤발전기 사용을 줄여 나갈 수 있는 마스터플랜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인천 앞바다 '해상풍력 붕붕'… 섬은 디젤로 '온실가스 뿜뿜')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