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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 주차장 조성을 두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항만공사가 벌여온 법적 다툼에서 법원이 인천항만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주차장은 지난 2022년 조성됐지만 요금징수 등을 위한 관제시설 가설건축물 건축 허가를 인천경제청이 내 주지 않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찾아간 화물차 주차장 주변에 화물차들이 어지럽게 주차돼있다. 2024.5.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암물류2단지(남항 배후단지)에 조성된 화물자동차 주차장 관련 소송 1심에서 인천항만공사가 승소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집단민원 등을 이유로 화물차 주차장 내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반려하면서 소송이 시작됐는데, 법원은 인천항만공사 손을 들어줬다. 판결이 나오자 인천경제청의 반려처분이 무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경쟁력 향상과 주차난 해소를 위해 지난해 3월 아암물류2단지에 5만㎡(402면) 규모 화물차 주차장을 준공했다. 이후 이곳에 임시사무실·화장실 등을 짓고자 인천경제청에 가설건축물 축조를 신고했는데, 인천경제청은 집단민원 등을 이유로 반려 처분했다. 화물차 통행으로 매연·소음·분진 및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된다는 집단민원을 반려 이유로 들었다. 또 이 주차장이 '화물차 휴게소'로 인허가를 받은 적이 없어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처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인천항만공사는 인천경제청의 반려처분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지방법원 행정2부는 최근 1심 선고 공판에서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 반려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건축주가 제반 서류와 요건을 갖춰 축조 신고를 하면, 행정청은 원칙적으로 이를 수리해 신고필증을 교부해야 한다"며 "주민 민원을 사유로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고 했다. 주민 민원이 축조 신고를 거부할 만큼 '중대한 공익상 사유'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화물차 주차장이 인근 아파트단지로부터 약 800m, 학교로부터는 약 1㎞ 떨어져 있는 점, 환경 피해 최소화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통행금지 차량과 통행제한구역을 설정한 점 등도 이번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화물차 휴게소 쟁점과 관련해선, 주차장만 있을 뿐 휴게시설·주유소·정비소 등이 없기에 인허가가 필요한 화물차 휴게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인천경제청이 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인천경제청이 집단민원 해소에 급급해 행정 처리 원칙을 지키지 않은 건 아닌가. 1심 판결 내용과 화물차 주차장 개장 지연에 따른 사회적 비용 등을 고려하면, 법정 다툼을 지속하기보다는 주민들의 환경 피해 최소화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인천항만공사와 머리를 맞대는 게 현명한 대처일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도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