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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기획보도 '경기북부 허리가 끊겼다'로 촉발된 '한북정맥 살리기' 여론에 정부와 지자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기북부 주요 시군에 걸쳐 있는 한북정맥은 난개발로 인해 끊기고 파헤쳐져 계속 고유의 형체를 잃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골든타임'마저 놓칠 수 있다는 데 절박하게 공감한 결과다. 경기북부 지자체들의 공동과제로 세우고, 경기도와 정부를 향한 정책 건의까지 나선다. '한북정맥을 치유하라'는 외침에 반가운 메아리다.

경기지역 내 한북정맥 10개 구간 중 8개 구간이 포천과 양주인 만큼 백영현 포천시장과 강수현 양주시장의 의지는 구체적이다. 두 시장은 경기북부 10개 지자체가 참여 중인 경기도 북부권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한북정맥 보전 정책을 공동과제로 상정하고 협력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포천시는 강원도에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경기도 시작 구간이자 한북정맥 전체 능선(약 160㎞) 중 3분의 1(66㎞) 이상이 자리 잡은 곳이다. 포천시는 지난해 '한북정맥 등산로 실태조사' 관련 용역을 마치고, 지역 등산 명소이자 한북정맥이 지나는 운악산 정상부 잔도길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진행 중인 숲길 정비개념을 확장해 도로 등으로 단절된 능선부를 연결하는 가시적인 정맥 복원사업을 기대하고 있다.

양주시도 개발의 상처가 짙은 곳이다. 옥정·회천·고읍지구 등 신도시들이 한북정맥 능선을 가르고 그 위에 올라서 있는 형상이다. 양주시는 그동안 칠봉산, 천보산, 불곡산 등 등산로의 보수·유지 사업을 펼쳐왔지만, 이마저도 일부 구간 사업에 불과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줄기가 끊긴 부분을 어떻게 살릴지부터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 수렴을 출발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산림청은 5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한북정맥 관리·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북부지방산림청, 서울국유림관리소, 국립산림과학원 등 산림당국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물론 경기도·서울시·강원도와 산림청 소속 (사)백두대간진흥회도 함께한다. 경인일보 취재팀은 기획보도를 바탕으로 '언론이 바라보는 한북정맥'을 주제로 발표를 맡는다. 미흡한 법·제도의 보완과 각 부처-지자체-전문가 그룹의 협업은 필수다. 예산 조달 방안부터 재산권 침해 문제까지 논의 테이블에 다 올려놓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미래 세대에게 허리가 끊겨 신음하는 한북정맥을 이대로 물려줄 순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