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정체 극심한 ‘과천대로’가 유일한 연결도로

우회도로, 전철역 완전 개통은 2026년말 이후

과천시, 우회도로 긴급 부분개통 등 대책마련 부심

지난 3일 오전 7시 30분께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부 도로에 과천대로 방면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24.6.3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지난 3일 오전 7시 30분께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부 도로에 과천대로 방면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24.6.3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뛰어난 입지조건으로 전국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분양된 과천 지식정보타운(이하 지정타)이 ‘교통난’이란 복병을 만나 몸살을 앓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도로와 대중교통체계가 제때 개통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인데, 매일 출퇴근 시간마다 입주민과 입주기업들의 고통이 심각한 수준이다. 과천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교통문제의 핵심인 우회도로 전면개통과 전철역 신설이 완료될 때까지는 교통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지정타 동쪽지구 입주민들은 매일 아침 아파트를 나서자마자 길고 긴 차량 행렬을 만난다. 차량들이 향하는 방향은 지정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과천대로다. 47번 국도 과천대로는 인덕원 사거리~과천~서울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로, 출퇴근 시간 정체로 악명높은 도로다. 하지만 현재 지정타 주민들이 과천(서울)·안양으로 갈 수 있는 도로는 과천대로뿐이다. 지식산업단지들이 몰려있는 지정타 서쪽지구로 건너가는 차량도 많은데, 역시 과천대로를 가로지르려면 사거리 신호를 통과해야 한다. 이렇게 과천대로에 진입하거나 가로지르려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일 아침마다 지정타 내부도로는 ‘정체와의 전쟁’이 벌어진다.

이런 상황은 저녁 퇴근시간에 지정타 서쪽지구에서도 벌어진다. 지식산업단지에서 쏟아져 나온 퇴근 차량들이 내부 도로를 가득 메우며 과천대로를 향해 길게 늘어선다. 지정타 서쪽지구도 현재까지 과천대로 외에는 연결 도로가 없는 상황. 이렇게 매일 교통난에 시달리다 보니, 어렵게 입주한 지정타를 포기하고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해도 정체된 과천대로를 통과하는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를 타는 방법 뿐이다. 지하철 4호선을 타려면 버스를 타고 인덕원역이나 정부과천청사역까지 이동해야 한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을 남북으로 통과하는 국도 47호선 과천대로가 출근시간 극심한  교통정체를 보이고 있다. 2024.6.3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과천 지식정보타운을 남북으로 통과하는 국도 47호선 과천대로가 출근시간 극심한 교통정체를 보이고 있다. 2024.6.3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지정타 교통문제의 핵심은 47번 국도 우회도로와 지하철 4호선 ‘과천정보타운역’ 개통이다. 지정타 입주가 완료되면 공동·단독 약 8천500가구 2만명의 입주민과 지식산업단지 상주인력 4만5천명의 교통량을 소화해야 한다. 우회도로를 통해 차량 통행을 분산하고, 전철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로 차량 이용을 억제하는 설계다.

이미 5천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입주를 마쳤고, 250여 개 기업 약 1만8천명의 상주인력이 근무중이지만 계획했던 교통체계는 아직도 ‘공사중’이다.

우회도로는 당초 2022년말 개통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상 지연과 문화재 발굴 등으로 지연되다가 ‘방음터널’ 문제까지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아 완전개통이 2026년말로 늦춰졌다. 지정타 우회도로에는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남쪽과 동쪽에 대규모 방음터널이 설치되는데,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여파로 정부가 관련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두 개의 방음터널 모두 설계부터 다시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미 설치가 90%나 완료된 남쪽부 방음터널은 그동안의 공사마저 무용지물이 됐다.

전철 4호선 ‘과천정보타운역’은 사업성 문제 등으로 지구단위계획에서 제외됐다가 과천시의 노력으로 관련 규정 개정, 중앙투자심사 및 재심사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어렵게 설치가 확정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돼 2027년 1월이 돼야 완공될 예정이다. 결국 지정타 교통 설계의 핵심이 2026년말~2027년초가 돼야 완료되는 것. 입주민들과 입주기업들은 그때까지 교통난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처지다.

과천시는 신호체계와 차선을 개선하고 인근 도로를 정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H와 협의 끝에 이달 30일에 우회도로 서울 방향 2개 차로를 ‘긴급 선개통’(6월4일자 9면 보도) 하기로 했다. 단계별 공정이 진행되는 중간에 일부 차로를 여는 그야말로 긴급 처방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안양 방향 1개 차로를 추가 개통한다. 하지만 우회도로 부분 개통이 교통난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설계부터 교통량이 과소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천시의회 황선희 의원은 “지정타는 도로가 지나치게 좁게 설계되는 등 애초에 교통량 계산과 도로 설계부터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도로와 교통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용역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