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영향 공사기간 연장 결정
신도시 입주 학령인구 1천명 증가
해당 4개교 "과밀학급 우려" 난색


008.jpg
지난 3일 오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가칭)검단6초등학교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단6초는 개교 예정 시기가 관련법 제정 등의 문제로 내년 3월에서 9월로 미루어졌다. 2024.6.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한 학기 동안이긴 해도 학생 수가 늘면 담당 교사가 더 있어야 하고 교실도 추가로 마련해야 해요. 인천시교육청 공문을 기다리는 상황인데 학생 몇 명이 우리 학교로 배치될지, 어느 부분까지 지원될지 불확실해 걱정이 되네요."

인천 서구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이 학교는 최근 '검단6초'(가칭) 개교가 내년 3월에서 9월로 6개월 미뤄지면서, 이 기간 검단신도시에 새로 입주하는 학생들을 주변 학교들과 나눠 맡아야 할 처지다. 개교 지연에 따른 학생 수용 부담을 이 학교들이 지게 되는 셈이다.

2024060501000046500004672

앞서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7월 개교심의위원회를 열어 검단6초 개교 시기를 2025년 3월에서 같은 해 9월로 늦췄다. 정부가 '건설기술진흥법' 개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등 근로자 안전을 위해 의무적으로 신설 학교 적정 공사기간을 14개월에서 19개월로 5개월 더 늘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검단6초가 개교하기 전인 올해 말부터 내년 중순까지 검단신도시 3개 블록(공동주택 단지)에서 대규모 입주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올해 11월 AA15블록 1천43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1월 AA16블록 1천70가구, 내년 4월 AB18블록 1천197가구 등이 잇따라 입주한다.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적어도 1천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이 학생들의 학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년 3월부터 8월까지 한 학기만 인근 초등학교에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토 중인 초등학교는 목향초, 발산초, 원당초, 창신초 등 4곳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부터 각 학교를 방문해 학생 임시 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해당 학교들은 대부분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학교당 최소 300명이 배치된다고 예상했을 때 과밀학급을 피하려면 먼저 남은 유휴공간을 활용해 새로 교실을 마련해야 한다. 책걸상이나 각종 기자재는 물론이고 각 학급을 맡을 교사 등 추가 인력도 필요하다. 또 늘어난 학생 수를 고려해 학사 일정을 수립해야 한다. 급식실과 체육시설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도 세워야 한다.

인천시교육청은 인근 학교로 학생을 임시 배치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를 대신할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검단6초와 거리가 멀어 학생 배치 가능성이 낮지 않겠느냐"고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칫 초등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검단6초 개교 연기로 임시 배치해야 하는 학생 규모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인근 학교 중 여유 교실이 있는 곳에 학생들을 분산하려고 이제 막 검토하는 단계"라며 "학교들 의견을 꼼꼼히 수렴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