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9·19합의 효력정지 우려
포 사격 훈련땐 조업 중단도 걱정
인천시, 北 주시·관군협력관계 점검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판문점선언)의 군사분야 부속 합의다. 육·해·공 접경지역에서의 군사훈련, 무력행위 등 적대행위를 상호 간 금지하는 것이 뼈대다. 군사합의 효력이 정지된다는 것은 군사훈련 등 남북 상호간 적대행위가 재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장 북한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늘 존재한 강화군과 옹진군 접경지역 주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교동면 주민은 대북 확성기 재개 방침에 대한 걱정을 나타내고 있다.
교동면 인사리에는 대북확성기가 있었다. 2015년에는 북이 대북확성기를 빌미로 경기 연천지역 서부전선에 포격을 가하며 확성기가 있는 교동면 인사리 주민들이 모두 대피하는 일도 빚어졌다. 그러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수개월 앞두고 철거됐다.
교동면 인사리 나세균(60) 이장은 대북 방송 재개 움직임에 대해 "남과 북의 확성기 소리에 늘 피곤했다. 1박 2일 대피소에 갇혀 있던 끔찍한 기억도 떠오른다"며 "이 지역 주민에게는 북한은 실제 위협이다. 인사리 주민이 희생양이 되어선 안된다. 대북방송은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연평도 어민도 남과 북의 포사격 훈련 재개로 인한 조업 중단을 가장 걱정했다. 군사합의 이후 소총사격을 제외한 자주포나 해안포 등의 실사격훈련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평도 어민 성도경(59)씨는 "조업 차질이 가장 큰 걱정이다. 긴장이 높아지고 군사합의가 깨지는 것을 바라는 연평 어민은 없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남북이 화해하고 긴장을 완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정부와 군 당국의 발표를 확인하는 등 긴장 속에서 관군 협력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날 오후 서북도서방위사령부, 해병대 2사단, 육군 17사단, 9공수특전여단 등이 참여하는 통합방위협의회 실무소위를 개최해 현 상황을 공유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상황 발생 시 초기 단계부터 군 관계자가 주민대책본부에 연락반으로 참여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24시간 필요시 언제든지 주민들이 대피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방독면, 비상식량 등 비치 물자를 확인했다.
인천시 신현기 안보특보는 "혹시라도 모를 북의 돌발 상황에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혹여라도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 때는 민관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사전에 검토한다. 필요 이상으로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