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연구진이 극초고자장 11.74T(테슬라) MRI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원숭이 뇌 영상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정준영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기획조정실장(연구책임자) 등 연구팀은 11.74T MRI로 촬영한 원숭이 뇌 영상 결과물을 최근 공개했다. 이는 국가영장류센터와 협력해 올해 1월15일 촬영한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는 연구팀이 개발한 11.74T MRI가 기존 MRI로는 감지하지 못했던 세포의 신호를 더욱 민감하게 감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경세포체가 많이 모여 있는 회백질 등의 대조도가 기존 장비의 영상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연구팀은 최고해상도인 0.125㎜ 해상도의 영상 획득에도 성공했다. 치매, 파킨슨 등의 원인물질로 밝혀진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 독성 단백질들은 그 크기가 0.05㎜(50㎛) 이하다. 기존 MRI 장비의 최고해상도(0.5㎜)로는 독성 단백질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쳐야 했다. 연구팀은 0.05㎜ 해상도 영상 획득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연구팀이 개발한 극초고해상도 MRI는 세계 최초로 ‘동시 다채널-다핵종’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수소, 불소, 나트륨, 인, 칼륨 등 인체를 구성하는 여러 핵종을 순차적으로 촬영하지 않고 동시에 획득하는 방식이다. 이 기능은 생체 조직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신호, 이동 경로에 대한 통합적 정보를 제공해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4년 뇌질환 진단기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기관으로 선정됐다. 인천 송도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에 건립한 가천브레인밸리 뇌질환센터에서 11.74T MRI를 개발해왔다.
가천대 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인류 숙원인 치매나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조기 진단과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성과”라며 “인류가 풀지 못한 미지의 영역인 뇌의 비밀을 풀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