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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차장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지난 일주일 동안 의정부시의회 의원실 앞이 공무원들로 북적였다. '사전설명'이라는 이름으로 시청의 거의 모든 과 직원들이 줄지어 시의원들을 찾아오고, 복도에서 한참을 기다려 만나고 가는 일이 반복됐다.

어떤 과는 팀장이, 어떤 과는 국과장이 나섰다. 13명 시의원 중 적게는 예닐곱에서 많게는 전부를 만나느라 시청과 시의회 사이에 있는 야트막한 동산 샛길이 적잖이 붐볐다고 한다.

행감에서 나올 만한 주제에 대해 시 집행부와 시의회가 사전에 소통하는 것이 어쩌면 필요할 수도 있다. 행감 당일 엉뚱한 질문이 나오거나, 생각지도 못한 지적이나 답변에 당황하느니 어느 정도 준비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목격된 '사전설명'의 모습은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시의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요식행위로 변질 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어떤 시의원은 어느 과가 왔는지 안 왔는지를 체크한다고 하고, 공무원이 많이 찾아온 시의원은 마치 영향력이 대단한 것처럼 대접받는다는 후문은 무엇을 위한 사전설명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다들 가는데 안 가면 눈치가 보여 현황자료라도 들고 시의회를 다녀왔다는 몇몇 공무원의 한탄은 행감의 목적 자체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시의회의 이런 사전설명 문화는 지난 제8대에선 없었던 일이다. 제9대 들어 시의회가 소통을 계속 강조하다보니 감사조차 사전에 소통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는 게 공직사회의 해석이다.

사전설명이 행감 전 꼭 필요한 일이었는지, 아니면 의정부에서만 벌어지는 촌극으로 전락할지는 시의원들이 앞으로 행감에서 보여줄 모습에 달렸다.

시 행정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면 공무원들이 억지로 찾아오게 만드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료를 찾으며 노력할 수도 있다. 소통의 영역은 어디까지인 것인지 되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겸손하면서도 본질에 충실한 시의회의 모습을 기대한다.

/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차장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