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인천항만공사 화물차 주차장 대체 부지 선정 촉구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인천경자자유구역청에 즉각 항소 요구
내항 개발에 집중하면서, 송도 주민 생명 경외시하지 말아야…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이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9공구 화물차 주차장 조성계획을 폐지하고 대체 부지를 마련할 것을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에 요구하고 나섰다. 또 최근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인천경제청에는 즉각 항소할 것을 촉구했다.
인천 송도 주민들로 구성된 ‘송도시민총연합회’는 10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민은 화물차 주차장 조성에 반대하는 이들이다. 주차장 조성 반대 이유는 안전과 환경 문제다. 화물차가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며, 먼지·소음 등에 시달릴 것이란 이유다.
주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주차장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 인천시, 인천항만공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이 모두 얽혀있다면서 관련 기관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주차장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한 유정복 시장을 향해서는 “즉각 화물차 주차장 폐지 공약을 이행하고, 해수부 장관을 직접 만나서 담판을 지으라, 속히 인천항만공사와 대체 부지를 선정하길 바란다”고 했고, 인천항만공사에는 “공기업으로서 주민 안전에 책임감을 갖고 화물차 주차장을 이전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는 “재판부가 이 현안에 대해 주민들이 어떻게 대응해왔는지 잘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언제든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즉각 항소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인천항만공사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상대로 제기한 화물차 주차장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반려 처분 취소 소송 공판 결과가 나옴에 따라 진행됐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 9월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 반려 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31일 원고인 인천항만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주민들은 법원 판결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이번 소송 자체가 ‘가설 건축물’에 한정된 것이며 해당 부지를 화물차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들은 “내항 개발에 집중하면서 송도 주민의 생명을 경외시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좋은 것이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기피시설을 막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만 역사가 오래된 인천인데, 지역 내에 관련된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화물차 주차장 폐지와 이전 목소리를 낸다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선출직 정치인은 주민 생명과 안전에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 그러라고 준 권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항만공사는 51억원을 들여 2022년 12월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일대에 5만㎡ 규모(주차 대수 402면) 화물차 주차장 조성을 마쳤다. 이후 주차장 운영을 위한 부대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인천경제청에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소음·매연, 교통 혼잡, 안전사고 등을 우려하는 주민 민원을 이유로 세 차례나 반려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에 부당한 반려라며 지난해 9월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인천항만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제반 서류와 요건을 갖추어 행정청에 축조신고를 한 때에는 행정청은 원칙적으로 이를 수리하여 신고필증을 교부하여야 하고, 법령에서 정한 요건 이외의 사유를 들어 수리를 거부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