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부검 결과 '폐색전증' 판단
증거채취키트선 타인 DNA 안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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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있는 한 교회에서 여고생의 몸에 멍이 든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지고 이를 조사 중인 경찰은 아동학대 혐의로 해당 교회 신도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사진은 해당교회에서 공개한 숙소를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 A교회에서 생활하다 숨진 여고생(17)의 사망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부검 결과 '지속적인 학대로 인한 폐색전증'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성범죄 피해 관련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 관계자는 11일 "국과수가 부검 결과 여고생 사망의 직접적 원인은 '폐색전증'이며 지속적인 학대가 폐색전증 발병의 원인이 됐다는 것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폐색전증은 폐의 혈관이 혈전이나 공기에 의해 막히는 질환이다. 외상이나 움직임 제한 등으로 발생한다.

국과수는 결박 등으로 인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있었으며, 이로 인해 폐색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교회 신도 김(55·여)씨 등 3명이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것으로 결론을 내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경찰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이들은 여고생과 함께 지낸 김씨, 교회가 소속된 교단의 합창단장 박모(52·여)씨, 단원 조모(41·여)씨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박씨 등이 범행에 가담한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학대를 지시하거나 학대한 사실을 보고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아동학대살해죄 적용 방안도 검토했으나, 살해 고의성은 없다고 보고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국과수가 분석한 '성폭력 증거 채취 응급키트'(이하 성폭력 키트)에서는 숨진 여고생 외 타인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 성폭력 키트는 피해자가 성폭행 등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있을 때 사용한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성범죄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여고생은 올해 3월부터 A교회에서 김씨와 지내다 지난달 15일 숨졌다. 발견 당시 온몸에선 멍 자국이 발견됐고, 손목에는 붕대 등으로 결박된 흔적이 있었다. 교회 측은 '학대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3명 외 다른 인물에 대해서도 범행 가담 여부 등을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했다"며 "검찰 수사에서 이들의 혐의가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