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보다 높은 정기예금 금리 4%
금리 인하 나선 시중銀 '틈새 공략'
해외기준 변동땐 장기지속 어려워

재무건전성에 집중했던 인천 저축은행업계가 최근 들어 예금금리를 다시 올리고 있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인천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2개월 만기 기준)는 4.00%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66%로 집계됐는데, 인천저축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금리를 4%대로 올리며 예금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인천에 본점을 둔 인성저축은행과 금화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각각 3.8%와 3.7%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저축은행업계 상위 10위권에 드는 대형사인 모아저축은행만이 평균보다 낮은 예금금리(3.4%)를 운영했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린 것은 시중은행과 대형 저축은행이 금리를 낮춘 틈새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3.50% 이상의 예금금리를 취급하는 저축은행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시중은행들이 지난달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고금리 예금 상품을 찾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전략에 나선 것이다.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취급하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이달 들어 3.50% 아래로 금리를 낮춘 것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상 유인으로 작용했다.
인천의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애초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올해 상반기였지만, 현재까지 인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시중은행 예금금리와의 격차를 0.5%p 안팎으로 유지하면서 예금 고객을 유입하는 방향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채권 정리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예금 금리 인상에 영향을 줬다. 부실채권이 경·공매 시장에서 하나둘 낙찰되면서 저축은행이 부실채권에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오던 비용을 예금고객에게 지급할 이자로 활용할 여력이 생긴 것이다.
다만 4%에 근접한 예금금리를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게 지역 저축은행 업계의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일 기준금리를 0.25%p 하향하기로 하면서 미국과 국내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해외 국가의 기준금리 변동도 국내 금융권의 금리와 연동된 부분"이라며 "예금금리를 올린 만큼 대출금리도 인상해야 수익이 나는데,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도 연달아 내려갈 수밖에 없어 4%에 근접한 예금금리를 하반기까지 이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