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업무 등 직무 연관성 낮아
'원칙없는 인사' 조직 사기 저하도
노조 "고위직 승진 기회 수년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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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영업본부장 자리에 직렬과 관련없는 인사가 내정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교통공사가 연간 최소 약 1천500억원의 수익 창출 업무를 맡는 영업본부장(상임이사) 자리에 사회복지직렬 공무원 출신 인사를 내정했다. 직전 영업본부장 또한 교통분야와 직접 관계 없는 인사가 임명돼 불과 3개월 만에 인천시 정무직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외부 인사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공사 내부 불만이 커지는 양상이다.

11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4월 영업본부장 모집 재공고를 거쳐 최근 백보옥 전 인천시 여성정책과장을 내정했다.

공직생활 중 사회복지분야 행정 업무를 주로 담당한 백보옥 전 과장은 이달 인천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거쳐 이르면 내달 중 인천교통공사 영업본부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인천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교통분야 사업개발·영업 업무를 총괄하는데, 임기는 임용일로부터 3년이다.

인천교통공사 영업본부장 사무와 내정자가 맡았던 여성·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 사회복지 업무는 직무 연관성이 높지 않다는 게 공사 직원들의 시각이다.

인천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연간 사업·영업 계획을 수립·시행부터 운송사업자 간 협정을 맺어 여객·화물을 운송하는 연락운송, 고객 지원, 역사 시설 관리, 역무 성과평가, 시설·시스템 연구개발(R&D) 등을 소관하기 때문이다.

인천도시철도 1·2호선과 서울지하철 7호선 인천·부천 구간 광고·임대시설물·편의시설 관리·운영, 영업수입금·수수료 관리·정산, 월미바다열차 경영 개선 등을 책임져야 하는 임원직이다. 월미바다열차의 경우 연간 6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서 운영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경영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천교통공사 소속 한 직원은 "영업 전략을 짜고 고객 편의 확보에 힘써야 하는 중책으로 역사 운영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인사가 아니면 영업본부장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다"며 "이 같은 이유로 그동안 영업 실적을 낸 인물이나 역장 등 대중교통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거친 인사를 임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본부장 자리가 연이어 직무와 큰 관련이 없는 외부 인사 몫으로 가면서 '원칙 없는 인사'에 조직 사기가 저하됐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천교통공사는 영업본부장을 포함해 차량승무·시스템 등 기술분야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기술본부장 자리에는 주로 업무 적합성이 높은 인물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인천교통공사 소속 또 다른 직원은 "인사권자가 연거푸 내부 발탁을 미루면서 이제는 역량이 뛰어난 직원들조차도 모집 공고에 응모조차 못하는 무기력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김성완 인천교통공사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인천교통공사 제2노조인 통합인천교통공사노조는 지난해 9월 영업본부장 재공모 과정에서 성명을 내고 "인천교통공사 직원들은 내부 승진으로 상임이사가 임명돼 고위직으로 승진할 기회를 수년간 박탈당했다"며 "경영진 특히 사장의 인사 판단, 정책에 의해 직원의 사기가 요동친다"고 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영업본부장 인사는 기관 취업심사 등을 거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취업심사 결과에 따라 내정자에 대한 임명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