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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 중면행정복지센터 앞에는 '북한군 발포 '고사기관총탄' 낙탄지'가 있다. 2014년 10월 10일 북한군은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기관총을 발포했다. 그 중 한 발이 복지센터 앞 마당 아스팔트에 꽂혔다. 기관총탄은 구형 탱크 장갑도 관통한다. 총격 도발의 빌미는 대북전단 풍선이었다. 이날 탈북민들이 주도하는 단체들이 접경지역 일대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날렸다. 파주시 임진각 인근의 대북전단 풍선은 공개리에, 연천군 대북전단 풍선은 은밀하게 떠올랐다. 접경지역 전역에서 비상대기 중이던 북한군은 연천에서 떠오른 풍선에 주저 없이 발포했고 우리 군도 즉각 응사했다.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뻔했다.

우리 정부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전단 살포를 사실상 중단했다. 대신 탈북민들이 설립한 북한인권단체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자임했다. 자유를 찾은 사람들이 북한의 반인권체제를 규탄하는 심리전에 앞장선다는 명분은 선명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공개적인 대북전단 퍼포먼스로 명성을 얻었다. 연천 낙탄사건 이후 사정이 변했다. 파주시, 강화군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날리려는 박씨를 막아섰다. 충돌은 격렬했다. 대북전단의 위력은 북한의 대응으로 확인된다. 연천 총격도발 이후 대북전단 살포 단체와 우리 정부를 향해 말폭탄을 쏟아내더니 급기야 2020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대북전단을 핑계로 폭파했다. 그때마다 대북전단을 놓고 내부 갈등은 정치권으로 번져 심화됐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만든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헌재가 위헌판결로 무효화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북전단 단체들이 맞대응하면서 잠재됐던 갈등이 다시 솟구치고 있다. 그 배경엔 접경지역 국민들의 불안이 있다. 연천 낙탄지는 불안을 증명하는 실체다. 경기도는 접경지역 민심 안정을 위해 특사경을 출동시켰다. 하지만 헌재가 허용한 대북전단을 막을 방법은 없다. 대북전단을 둘러싼 남남갈등은 북한이 오물풍선으로 실현하려는 심리전 목표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전단을 뿌릴 자유에 집착해 북한의 남남갈등 선전선동에 놀아나는 결과에 이른다면, 북한인권단체의 명분이 흔들린다. 박상학 대표를 비롯한 대북전단 단체들이 전략적 판단과 전술적 변화를 고민하기 바란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