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3곳·인천 1곳·강원 3곳 관심
지역별 접근성 등 특색 살려 홍보

"사업 계획 없다면 돈먹는 하마꼴"


실내빙상장서 더위 식히는 시민
김포, 동두천 등 경인지역 4곳에서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11일 오후 충북 청주 실내빙상장에서 한 시민이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 2024.6.11 /연합뉴스

김포·동두천·양주·인천 서구가 뛰어든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전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최종 부지선정을 위한 일정과 방식을 결정할 부지선정위원회가 이달 말 열릴 전망이다. 하지만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 사례처럼 국제스케이트장 유치가 자칫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2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 유치를 위한 부지선정위원회가 이달 말 개최될 예정이다. 부지선정위원회는 올 하반기 부지선정 완료를 목표로 심사 일정과 평가 기준, 실사 방법 등 구체적인 계획안을 마련한다.

국비 2천억원이 투입되는 해당 사업은 2009년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철거하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다른 지역에 짓기 위한 필요에 따라 추진됐다. 공모에 참여한 지자체는 경기(김포·동두천·양주), 인천 서구 그리고 강원(원주·철원·춘천) 등 총 7곳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당초 부지선정위원회는 공모가 끝난 지난 2월 열려 올 상반기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4·10 총선 등 여파로 지연됐다"며 "이달 말께 부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최종 부지 선정을 위한 일정과 방식 등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부지선정을 위한 계획표가 조만간 제시되는 만큼 유치전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인천 지자체들은 수도권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부지선정 당위성을 높이고 있다. 홍보 대사 위촉, 시민단체 발족 등 저마다 특색있는 홍보전도 더해지고 있다.

김포시는 하루 9만명이 이용하는 김포골드라인을 비롯해 최근 발표된 서울 5호선 연장, 국제공항과 인접성 등 우수한 교통 여건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동두천시는 1호선을 들어 교통 편리성을 강조하면서도 필요하다면 추가 부지도 제공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양주시는 기존 태릉경기장과 자동차로 30분 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근 부지에 동계스포츠 중심의 경기북부체육중·고등학교를 건립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천 서구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공항철도, 공항고속도로 등 국제대회 개최 시 접근이 쉽다는 점을 주로 들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사업 계획 없이 국제스케이트장을 유치하면 향후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 사례처럼 '돈 먹는 하마'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18 평창올림픽을 위해 건립된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은 1천264억원을 들여 건립했지만, 올림픽 이후 정기 가동은 중단됐고 운영비는 매년 8억~9억원이 들어가는 실정이다.

한 경기지역 동계스포츠계 관계자는 "강원도의 경우 접근성이 좋지 않아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며 "빙상경기장이 운영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나마 경기 및 인천이 국제 대회를 유치하는데 유리하고 대관 사업 등을 통해 적자를 조금이라도 해소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