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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자리잡고 있는 경로당은 몇 곳이나 될까. 전국의 경로당은 지난 2022년말 기준 총 6만8천180개로 5년새 2천576곳 늘었다. 무시로 드나드는 편의점(2023년 말 기준 5만5천800개), 동네슈퍼(2023년 3월 기준 2만7천247개)보다도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 노인공동체가 촘촘하고 일상에 가까이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일 부천형 스마트 경로당 성공사례를 전국 지자체 노인정책 담당자들과 공유했다. 부천형 스마트 경로당은 화상플랫폼을 이용한 실버로빅, 밸런스 워킹, 치매 예방 맨손체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여러 경로당을 동시에 원격으로 연결하니 강사비 절감 효과도 크다. 경로당에서 혈압·혈당·체성분·체온을 측정하면 데이터가 관내 보건소로 전달돼 건강수첩에 기록된다. 건강 이상이 감지되면 보건소에서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경로당 앞 자투리땅 텃밭농사도 스마트로 혁신했다. 적정온도와 조명이 원격 관리되는 스마트팜에서 상추와 고추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확한 농작물로 점심식사도 함께 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니 경로당 가는 길이 즐겁다. 스마트 경로당은 일자리도 창출한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소외감을 해결해 줄 스마트 경로당 관리사가 등장했다. 스마트 경로당 관리사는 내년에 부천시에서만 37명이 일하게 된다.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던 어르신들도 이제 음식 주문·은행 업무·택시 호출도 문제없다.

한국사회는 3대 인구구조변화(저출산·고령화·인구감소)가 고질적인 사회문제다. 2023년말 기준 총인구는 5천132만5천329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18.96%(973만명)다.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런 추세면 내년에 만65세 이상이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7%)에 진입했고, 2018년 고령사회(14% 이상)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화사회가 되는 셈이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니 행복한 노후를 위한 관심과 노력은 자연스럽다. 다른 세대와 격차를 줄이고 소통하며 함께 살아갈 지혜가 더욱 필요하다. 100세 시대 슬기로운 노후생활은 '행복한 실버 놀이터' 스마트 경로당에서 시작된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