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담자 6년이상 근무 상황 잘알아
잠금장치 등 범죄예방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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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인천항 내항에 펜스로 둘러쳐진 야적장에 화물이 쌓여있다. 최근 인천내항부두운영 직원들이 보관 중인 화물을 지속해서 빼돌린 사건을 두고 재고관리가 어려운 화물 특성과 부실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2024.6.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항 내항 부두운영사 직원들이 보관 중인 화물을 지속해 빼돌릴 수 있었던 데에는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에 재고관리가 어려운 화물 특성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6월13일자 1면 보도=인천 내항 화물 200t 빼돌려… 부두운영사 임직원 수사 촉각)

인천내항부두운영(IPOC) 직원들이 몰래 빼돌려 판매한 화물은 사료부원료다. 대두로부터 기름을 짜내고 남은 껍질이다. 이 화물은 3만~5만t 규모 벌크선을 통해 수입된다. 하역된 뒤엔 내항에 있는 창고에 보관된다.

사료부원료는 대부분 수입업자가 대규모로 수입한 뒤 내항 창고에 보관하다가, 사료 공장 등에 여러 차례에 걸쳐 판매한다. 수입업자가 보관하던 사료부원료가 모두 판매되기 전에 추가로 수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남아 있는 화물과 새로 수입한 화물이 창고에서 뒤섞인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사료부원료는 재고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공산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부패도 발생한다. 보관 창고가 펜스로만 둘러쳐져 있는 형태도 있어 이물질과 섞이기도 쉽다. 이 때문에 화주 등도 일정 부분 손실을 감내하는 측면이 있다.

범행을 시인한 IPOC 임직원들도 정상 제품이 아닌 부패 등으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화물을 판매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실한 내부 통제 시스템도 이들이 무단으로 화물을 반출할 수 있었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천 항만업계에서는 이번에 빼돌려진 것으로 확인된 화물 200t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사료부원료도 창고 또는 펜스 내에 보관하기 때문에 잠금장치 관리 등을 철저히 했다면 이들의 범행을 막았을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IPOC 본부장 등 범행에 가담한 임직원 6명은 모두 6년 이상 근무해 이 같은 화물 관리 구조와 부실한 관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관리·감독 기관인 인천항만공사 한 관계자는 "화주 등을 만나서 피해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일단 정확한 사실관계 등을 파악하고 이후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1일 IPOC 대표를 부르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IPOC 관계자는 "해경 수사에 협조할 것이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