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인정 교육시설 지원 제외
"자긍심 위해 입히고 싶지만…"
道교육청 '교복비 지원' 미해당
만학도 아닌 일반학생도 많아
"미착용 성인 때문, 확대 검토"
경기도의 한 실업계 고등학교는 오래 전부터 교복 착용을 제도화하고자 했으나, 검토만 이어올 뿐 도입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교복을 통해 학교의 상징성을 높이고 동시에 학생들에게도 자긍심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재학생 상당수의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에 부딪혔다. 더욱이 이 학교는 경기도의 교복비 지원사업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학생들에게는 지금 시기에만 입을 수 있는 교복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경제적 문제로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가 중·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복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학력 인정 중·고교 등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된 학교의 입학생들은 지원 대상에 빠져있어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도교육청과 도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정규 학교로 분류되는 일반 중·고교 신입생들에게 입학 시 40만원 상당의 교복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도는 범위를 확대해 대안교육기관과 타 시도 소재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교복비 지출도 돕고 있다.
그러나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된 학교에선 이 같은 지원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교육시설은 모든 시민이 평생에 걸쳐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곳으로, 시·도교육감의 승인을 받아 졸업 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교는 전국에 41곳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대부분 배움의 시기를 놓친 만학도 등이 재학 중이라는 게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애초부터 교복비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게 도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평생교육시설 중에서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미용·보건·상업 등 특성화 학교의 경우 학령기 학생의 비율이 높아 이들이 교복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평생교육시설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는 "정규 학교와 사실상 다를 게 없는데, 우리 아이 학교는 교복비 지원이 안 된다"며 "도민들에게 교복 비용을 지원하는 게 사업의 취지라면 차별이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도는 지원 대상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평생교육시설엔 교복을 입지 않는 성인들이 많아 사업 시행 당시 고려를 하지 않았는데, 지원 확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