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극장 시설 개선' 홍보
양구군, 꿀벌 생태계 복원 모금

인천 군·구, 아이디어 공모·발굴중


"100년 역사를 지닌 광주극장을 응원해 주세요."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양구군의 꿀벌을 지켜주세요."

광주광역시 동구는 지역 문화유산 '광주극장'을, 강원도 양구군은 특산품 '꿀벌'을 소재로 지난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지정기부'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월부터 전국 지자체가 시행 중인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주민등록상 현재 거주지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 연 500만원 한도로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지자체의 답례품(기부금의 30%에 해당)을 받는 제도다.

광주시 동구는 1935년 일제강점기에 개관한 광주극장의 시설을 개선하고, 극장과 연계된 문화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홍보하며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강원 양구군은 꿀벌 생태계 복원 연구와 꿀벌 서식지 확보 및 밀원수(꿀샘나무)를 재배하는 지역공동체를 지원하겠다며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올해 6월부터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은 이 같은 지정기부 사업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이는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것이다. 이달 4일부터 충남 서천군, 전남 영암군 등 일부 지자체는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지정기부를 받기 시작했다.

최근 인천지역 군·구들도 지정기부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동구는 이달 3일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옹진군과 강화군도 올해 하반기 중 지정기부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일반기부 방식으로만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했다. 일반기부는 지자체에서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해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육성·보호, 주민복리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에 쓰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지정기부제는 기금 활용 목적이 뚜렷해 기부를 활성화할 수 있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지정기부제를 도입한 광주시 동구 기획예산실 관계자는 "지역 특산품이나 향우회 등이 없어 기부를 활성화하기 어려웠다. 일본 사례, 지역 전문가, 기금운용심의회 의견을 검토해 지정기부 사업을 마련했다"며 "민간 플랫폼을 통해 지정기부를 시작했고, 이전보다 모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광주시 동구와 강원도 양구군에 이어 충남 서천군의 '서천 특화시장 재건축 사업', 전남 영암군의 '산후조리원 필수 의료기기 구입 지원사업' 등 전국 지자체들이 지정기부 사업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신승근(행정안전부 고향사랑기부제 연구회 위원) 한국공학대 복지행정학과 교수는 "지정기부는 기부자의 효능감을 높이는 제도"라며 "인천은 전통시장 화재 피해,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기금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민간단체 등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모금할 수 있는 '지역색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