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검출량이 시화하수처리장 다음으로 많았던 인천 가좌하수처리장. /경인일보DB
마약류 검출량이 시화하수처리장 다음으로 많았던 인천 가좌하수처리장. /경인일보DB

인천의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되는 불법마약류 양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과 관련해(5월30일자 2면 보도=[경인 Pick] 마약사용 추정… 하수처리장이 전한 ‘불편한 진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세부 조사에 나선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내달께 화학분석장비를 도입해 지역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마약성분 분석에 나설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20년부터 매년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1천명당 일일 평균 마약류 사용추정량(이하 사용추정량)을 분석하고 있는데, 이와는 별개로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직접 실태 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인천 소재 하수처리장의 마약 성분 검출량을 모니터링해 현황을 정리하기로 했다. 현재 식약처는 인천 소재 하수처리장 중 가좌·남항·승기하수처리장 3곳을 선정해 분기별(4회)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식약처가 하지 않는 하수처리장까지 범위를 넓혀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조사 시기와 빈도, 시료 채취 대상 하수처리장 등은 장비 도입 이후 확정할 계획이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식약처와 비슷한 조건과 내용으로 조사가 이뤄지긴 하겠지만, 지역 상황에 맞춰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어느 하수처리장, 어느 지역에서 얼만큼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지를 파악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인천시 등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3년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 가좌하수처리장과 남항하수처리장의 1천명당 일일 평균 필로폰 사용추정량이 각각 58.47㎎, 58.02㎎으로 경기 시화하수처리장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승기하수처리장의 필로폰 사용추정량은 16.75㎎이었다. 전국 평균은 12.59㎎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95회 정례회에서 권문주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인천의 특정 하수처리장에서 몇 가지 마약 성분이 높게 검출돼, 저희도 심각한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는 인천이 왜 유독 (검출량이) 높게 나오는 건지 역학 자료가 없기 때문에, 인천의 실태를 파악하려고 한다. 그에 대한 조사를 하반기에 착수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