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유행 이후 인천국제공항의 여객·화물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올해 11월에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공사까지 마무리되지만, 이를 감당할 만한 공항시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공항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공항 운영·시설관리·보안 업무 담당 노동자들은 여름 성수기 파업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천공항 운영·보안·시설관리 자회사 정원은 9천733명인데, 현재 근무 인원은 9천281명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자회사들은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 매년 분기별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력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저임금에 업무 강도까지 높아 인력 수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인천공항 운영 자회사에서 7년 동안 근무한 환경미화직 직원의 경우 올해 월급이 세전(稅前) 220만원 수준이다. 입사 이후 3년 단위로 7만원의 임금이 인상됐다고 한다. 인천공항 운영 자회사 노조 관계자는 “일주일에 42.5시간을 근무하고 있지만, 급여는 최저임금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며 “공항까지 출근하는 교통비도 만만치 않은데, 급여도 적어 생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인천공항 자회사 신입 직원 30%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만두는 일이 많다고 한다. 노조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인천공항 자회사 퇴직자 수는 2021년 669명에서 지난해 1천37명까지 급증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여객 수가 회복하면서 업무는 많아졌는데, 퇴사 직원이 많은 탓에 업무 강도는 더 심해졌다고 노조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열악한 근로 여건에 퇴사자가 늘어나고, 만성적 인력 부족으로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1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확장되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노동자 충원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연면적 38만7천㎡에서 73만4천㎡로 확장될 예정으로, 여객 수용 능력은 7천700만명에서 1억600만명까지 늘어난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성수기 총파업을 예고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낮은 처우로 퇴사가 많아지고 산재율이 높아지면 공항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나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며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에만 인력 충원 문제를 떠넘기지 말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자회사 직원 임금과 처우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며, 임금·근무 조건은 자회사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제2여객터미널 확장에 따른 인력 증원은 조만간 내부 검토를 마무리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