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동하계 종목 모두 검토
기존 운동부 운영 학교들과 겹쳐
"G스포츠클럽 안 가고 직행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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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양주시 관계자들과 경기북부체고 설립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6.10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북부체육고등학교(가칭) 설립을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6월12일 인터넷 보도=경기도교육청, 경기북부체고 신설 추진), 일각에선 향후 체육에 특화된 체고에 학생들이 집중돼 일반 학교 운동부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 북부지역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해 전문 학생 선수를 육성하는 특수목적고교인 체고 설립이 추진 중이다.

임태희 교육감이 지난 10일 학교 부지 제공 의사를 밝힌 양주시를 방문해 부지를 둘러보는 등 도교육청은 체고 설립에 적극적이다. 추후 교육부 심의를 통해 북부체고 설립이 최종 결정되면 경기도는 수원 소재 경기체고와 함께 2개의 체고를 보유한 광역 지자체가 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도내 체육계에선 북부체고 운영 종목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도교육청은 북부체고에서 동·하계 종목을 함께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 경우 의정부고 빙상부, 송현고 컬링부 등 동계 종목을 운영 중인 북부권 학교들과 종목이 겹치게 된다. 기존 학교에서 운영 중인 운동부 종목이 북부체고에도 생길 경우 체고 쪽으로 선수들이 몰려 일반 학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고교 운동부 코치는 "경기북부체고가 생기는 건 체육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지만, 만약 북부 지역 운동부와 종목이 겹치게 되면 학생들은 훈련 여건이 좋은 체고 진학을 선호하게 돼 아무래도 일반 학교 운동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지자체 직장운동경기부 감독 역시 "경기북부체고가 만들어지면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지기 때문에 설립에 찬성한다"면서도 "복싱 같은 경우 지역 G스포츠클럽으로 가지 않고 복싱부가 있는 경기체고 쪽으로 가는 학생들이 있다. 북부체고가 생기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도교육청은 종목 선정을 두고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종목이 겹치면) 학교 운동부의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계속해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