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피부병 관리와 치료는
상태에 따라 맞춤형 전략 접근
항원 혈액검사로 간단히 도출
가려움 증상 발현 효율적 대처
이번 시간에는 아토피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개념인 역치와 물컵 이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자. 역치의 사전적 의미는 '생물체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를 나타내는 값'이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자극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감 충만한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생물체의 감각기관은 외부의 자극이 최소한의 기준 이상일 때에만 알아차릴 수 있으며 이 '최소한의 기준'을 역치라고 하는 것이다. 역치 이하의 자극인 역치하 자극은 감각기관을 활성화할 수 없기에 알아차릴 수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역치라는 개념을 아토피에 한번 대입하여 보자. 비록 아토피를 앓고 있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가려움증을 견뎌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원인들이 축적되어 그 환축이 감내해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그때부터 극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바로 그 한계를 역치라고 부르는데 이 역치의 수준은 아토피를 앓고 있는 동물 개체별로 모두 다르며 아토피 유발 원인도 각각의 개체별로 매우 다양하고 동일 원인에 대하여 반응하는 아토피 증상의 강도 역시도 동물별로 각기 다르다.
이러한 역치를 설명하는 또 다른 이론이 물컵 이론인데, 만약 용량이 250㎖인 유리잔이 있다고 할 때 이 유리잔에 아토피를 유발하는 환경적인 요인 100㎖를 따른다면 물이 넘치지 않겠지만 여기에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물 100㎖가 더해지고 또 스트레스가 100㎖ 더해진다면 물은 컵을 넘쳐 흐를 것이다. 이 유리잔의 크기를 동물이 가지고 있는 아토피에 대한 역치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아토피를 앓고 있는 각각의 동물들은 제 각기 다른 크기의 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동물은 종이컵만한 유리잔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어떤 동물은 생맥주잔처럼 커다란 유리잔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역치값이 크다면 아토피 유발 요인이 많더라도 증상이 가벼울 수 있지만 역치값이 작다면 적은 유발 요인에도 강한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동물들이 같은 환경에 있다고해도 각각의 동물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며 증상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토피 피부병의 관리 및 치료는 각각의 동물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전략을 짜서 접근하여야 한다. 만약 환경적인 요인, 즉 꽃가루나 곰팡이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이라면 봄철이나 장마철에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이고 특정 음식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이라면 먹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각각 동물별로 다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토피 항원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몸통의 털을 짧게 깎아 준비하고 각각의 항원별로 피부에 주사를 수 십대 놓고서 주사 놓은 부위별로 항원에 대한 과민반응 정도를 측정하여 검사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이었기에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아주 고가의 검사비가 필요하였지만 요즘에는 혈액검사를 통해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으므로 아토피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아토피 항원검사를 통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모든 원인을 파악할 수는 없으며 검사 결과상 양성을 보이는 원인을 피하는 것만으로 모든 증상발현을 막을 수는 없지만 막연한 짐작만으로 아토피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다음에는 아토피 피부병의 관리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