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물질 줄이려 선석에 설치
활용도 떨어져 총 5대중 2대만 사용
수전설비비에 적재 공간 줄어 부담
항만公, 관련기관과 전기요금 협의

인천항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설치된 선박 육상전원공급설비(AMP)가 운영된 지 4년이 지났지만,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3개 선석에 설치된 5대의 AMP 중 현재 사용 중인 것은 2대에 불과하다. AMP는 부두에 정박중인 선박이 시동을 끌 수 있도록 육지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대형 선박 등은 부두에 정박해 있어도 선실에 있는 각종 설비를 이용하려면 시동을 켜 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다량 배출한다.
AMP를 사용하면 선박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40%,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기타 대기오염 물질을 99% 줄일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친환경 항만을 조성하고자 2020년부터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6개 선석 중 3개 선석(1·2·5번 선석)에 AMP를 설치했는데, 2번 선석에 있는 AMP 2대는 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았다.
AMP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선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를 이용하는 8척의 선박 중 AMP 수전설비(AMP로부터 전력을 받는 장치)가 있는 선박은 2척밖에 없다.
수전설비 설치 비용이 10억원에 달하는 데다, 이러한 시설이 있으면 화물 적재 공간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선사들이 이를 꺼리고 있다.
AMP로 공급받는 전기요금이 비싼 것도 이용률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AMP에 사용되는 전기는 산업용 요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선박의 연료인 저유황유가 전기요금보다 저렴하다 보니, 굳이 돈을 들여 수전설비를 설치하려는 선사가 없는 것이다. 수전설비가 있는 선박들도 비싼 전기요금 대신 저유황유로 배를 가동하는 일도 많다고 한중카페리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인천항만공사는 AMP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이용 선박에 매달 전기요금 기본료인 700만원을 보조해 주고 있지만, 선사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AMP를 적극 보급하는 만큼, 수전설비를 설치하는 선박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AMP도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아 선사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