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5년, 숙제는 끝나지 않았다·(上)] 단속 강화에도 큰 변화 없는 음주운전·사고
2020~2023 인천 연평균 사고 837건
법 시행전엔 815건… 감소 세 뚜렷
2023년 면허취소가 2018년比 많아
대부분 벌금형… 추가대책 세워야
2019년 6월25일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강화됐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다. 이날부터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인 운전자는 면허정지, 0.08% 이상이면 면허취소 처분을 받는다. 과거 기준은 면허정지 0.05% 이상, 면허취소는 0.1% 이상이었다.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강화된 데에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한 청년의 영향이 컸다. 2018년 9월 카투사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윤창호씨는 자택 인근 횡단보도에서 음주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었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11월 숨졌다.
이 사고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두 법을 '윤창호법'이라고 부른다.
윤창호법이 음주운전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5년이 지난 지금 큰 변화는 없다. 윤창호법 시행 5년 전인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인천지역 음주운전 사고 건수를 보면 알 수 있다. 법 시행 전에는 감소 추세가 뚜렷했으나, 시행 후에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법이 개정된 2019년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815건이다. 5년 전인 2014년 1천232건에 비해 34% 감소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인 2020~2023년 연평균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837건이다.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인천지역 운전자도 법 시행 이전엔 감소세가 컸으나 시행 이후 완만해졌다. 윤창호법 시행 5년 전인 2014년 음주운전에 적발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운전자는 8천84명이었는데, 2015년 6천674명으로 16% 줄었다. 2018년에는 4천894명으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40%가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감소세가 더뎌졌다. 2019년 4천365명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2020년에는 4천534명으로 다시 늘었다. 2023년은 4천897명으로 2018년보다 더 많은 운전자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고(故) 윤창호씨 친구 예지희씨는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음주운전을 '과실'이 아닌 '고의성'이 있는 범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씨는 "음주운전 적발 시 행동요령 등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되는 등 아직 음주운전을 심각한 범죄로 보지 않는 인식이 크다"고 말했다. 예씨는 법 개정 초안을 만들어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하는 등 윤창호법을 이끌어낸 사람 중 한 명이다.
전문가들도 음주운전을 줄이기 위해 추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이도선 교수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벌금형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다"며 "음주운전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갈 수 있는 범죄라는 인식을 더욱 명확히 하고, 처벌 기준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그래프 참조

→ 관련기사 (경찰 단속 강화에도 정신 안차려… 음주운전, 올해만 인천서 2549명 잡혔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