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없지만 생김새 혐오감

‘익충’이라며 지자체 방역 없어

“불경기로 힘든데 대책 없나”

부천시 내 한 커피숍 매장 앞 테이블에 러브버그 수십마리가 죽어 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부천시 내 한 커피숍 매장 앞 테이블에 러브버그 수십마리가 죽어 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고양, 부천, 시흥시 등 경기서부권 일대에서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가 급증하면서 상인들 사이에서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수년 전부터 이맘때면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선 지자체에선 여전히 방역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상인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23일 경기도내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2년 전부터 국내 도심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러브버그는 암수가 쌍으로 붙어 다니는 여름철 대표 혐오 곤충이다. 성충의 크기는 약 6~9㎜ 정도로 머리와 가슴은 검은색, 복부는 붉은색을 띠며, 날개는 투부하다.

주로 중국 남부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하는데, 국내에선 서울 은평구와 고양시, 부천시, 시흥시 등 수도권 서북부를 중심을 5월부터 출몰해 7월 초 무렵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도 옮기지 않지만, 특유의 생김새와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으로 인해 혐오감을 일으킨다.

이렇다 보니 매장 내·외부는 물론 손님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러브버그로 인해 상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매출 감소 등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벌레의 습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광명시 내 한 상가건물 외벽에서 발견된 러브버그. /독자제공
광명시 내 한 상가건물 외벽에서 발견된 러브버그. /독자제공

특히 일선 지자체에선 상인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익충’이라는 이유로 방역이 아닌 대처 방안만 안내해주고 있어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부천시 내 한 커피숍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39·여)씨는 “가뜩이나 불경기로 장사가 안되는 데, 생김새도 징그러운 벌레떼가 끊임없이 출몰해 매일 오던 단골도 오지 않는다”며 “시청 민원실에 연락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물을 뿌리라는 소리뿐인데, 이마저도 잠시뿐이지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미칠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명지역에서 상가건물 관리를 맡고 있는 이모(64)씨도 “상가마다 러브버그 때문에 문도 못 열고 손님도 뚝 끊겼다고 방역을 요청하지만, 물만 뿌릴 뿐 딱히 방법이 없다 난처한 상황”이라면서 “평소 벌레를 무서워하는 상가 사장들은 괴로워서 못 살겠다고 할 정도다. 하루빨리 물리적·친환경적 방역 계획을 세워 환경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익충으로 지자체 차원의 방역 조치는 따로 하지 않는다”면서 “지나친 혐오감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개개인이 러브버그 퇴치법을 실천하면 불편과 혐오감을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