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운영 1~5월 187억 집계
전년동기보다 11억 ↑… 증가 추세
신용등급 낮은 기업 공제 가입 가능
금리 낮고 부금잔액의 7배까지 빌려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이 '공제사업기금제도(공제기금)'를 통해 대출받은 규모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2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 중인 공제기금은 중소기업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한 뒤 자금이 필요할 때 부금잔액의 일정 배수 이상을 대출금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고금리에 경기침체까지 장기화하면서 이 제도를 이용해 대출을 받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소비재 생산업체 A사는 지난 4월 3억5천만원의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부터 기술개발비에 지출을 크게 늘리면서 거래처에 납품해야 할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자금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대출할 여력도 없어 경영 위기가 닥치자 A사는 마지막 수단으로 공제기금을 활용해 자금난을 해결했다.
A사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에 제품을 납품하다 보니 수시로 재고를 쌓아둬야 하는데, 경기가 불안정한 탓에 갑작스럽게 자금압박이 생겼다"며 "평소에 가입해뒀던 공제기금에서 대출을 받아 단기경영자금을 확보했다"고 했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중기중앙회 인천본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인천 중소기업의 공제기금 대출 규모는 1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억원이 늘어나는 등 상반기에만 200억원에 달하는 대출이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인천 내 공제기금 대출액은 298억원으로 전년보다 50억원 가까이 늘었는데, 올해 대출액은 이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달까지 3천624억원의 대출이 진행돼 지난해(3천272억원)보다 10%가량 늘었다.
공제기금의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6천200억원인데, 정부출연금 1천400억원과 기업의 공제부금 잔액 4천5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권 대출과 달리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도 공제에 가입한 상태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고, 보증기관의 보증이나 담보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출금리도 중소기업이 주로 대출을 받는 제2금융권보다 낮아 기업의 부담이 크지 않다. 거래처로부터 어음이나 수표로 대금을 받는 기업들이 정해진 기한에 자금을 받지 못한 경우 공제기금을 통해 부금잔액의 7배까지 대출금으로 받을 수 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제때 자금을 받지 못하는 건설업이나 도매업에서 공제자금 대출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천 중구의 포장 공사업체 B사 관계자는 "매월 말에 공사 관련 결제대금을 받는데, (경기침체 등으로) 대금을 받지 못해 다른 공사에 필요한 자금 부족으로 차질을 빚기도 했다"며 "긴급하게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공제기금 대출을 찾았다"고 했다.
중기중앙회 인천본부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금융권에서 대출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출을 줄이는 추세고, 코로나19 이후 대출을 일으켰던 중소기업들이 고금리로 인해 신용도가 악화한 경우가 많다"며 "자금 마련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공제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공제기금대출, 올상반기 200억… 자금난 인천 중소기업 '최후의 보루'
입력 2024-06-24 21:04
수정 2024-12-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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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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