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공장 화재’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25일 이른 아침부터 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사고 현장을 찾아와 관계자들에게 시신이 어디있는지 묻는 등 호소하고 있다. 2024.6.25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화성 리튬공장 화재’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25일 이른 아침부터 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사고 현장을 찾아와 관계자들에게 시신이 어디있는지 묻는 등 호소하고 있다. 2024.6.25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화성 리튬공장 화재’로 소사한 시신들에 대한 신원을 확인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아직 신원 미확인 상태의 시신은 화재에 따른 훼손 정도가 심해 결국 DNA(유전자 정보가 담긴 화학물질)로 확인해야 하는데 사망자 다수가 외국인이어서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일부 외국인 사망자 유족들은 현장을 찾아 “어느 장례식장으로 가야하냐”며 분통만 터뜨릴 뿐 시신이 어디있는지는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

2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리튬) 제조업체인 아리셀의 공장에서 난 불로 2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남은 실종자 1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다.

이중 5명의 한국인을 제외한 17명은 중국인, 1명은 라오스인이다. 현재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2구인데 모두 한국인이어서, 외국인 사망자 시신들은 아무 신원도 확인되지 않았다.

남은 20구의 시신은 각각 채취할 예정인 사망자 DNA를 해당 가족 DNA와 대조하는 방법으로 신원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화재로 인한 시신 훼손 정도가 너무 심해 물리적인 신원 확인은 더이상 불가한 상태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20구 시신에 대해 모두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DNA도 채취한다.

문제는 3구를 제외한 나머지 17구 시신이 모두 외국 국적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유족의 소재가 파악되면 상대적으로 용이하겠지만, 가족들이 외국에 있는 경우 DNA 대조를 위한 국가 간 협조가 필요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처럼 신원 확인이 늦어짐에 따라 각 시신들의 빈소조차 장기간 차려지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나머지 시신들은 화성지역 5개 병원이나 장례식장 등에 안치만 돼 있을 뿐 장례 절차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 외국인 사망자 유족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사고 현장을 찾아 “어느 장례식장으로 가야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숨진 딸을 찾으러 온 중국인 어머니 A씨는 “어떻게 해야 해! 어디로 가야하느냔 말이야!”라며 불에 탄 공장 앞에 주저앉아 울먹이며 소리 쳤지만, 돌아오는 관계자 답변은 “우선 화성시청으로 가보시라”는 말 뿐이었다.

경찰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모든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은 시신들은 전부 부검 과정에서 DNA를 채취해 신원을 확인할 것”이라며 “외국인 시신의 경우 DNA 대조 절차에서 국가 간 외교적 절차가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아리셀의 리튬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22명이 숨지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