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162)] 여름철 '온열질환' 주의


야외활동 자제하고 자주 수분섭취
실내 탕 목욕은 10~15분 이내로만


화홍병원 응급의학과 박용석 과장
박용석 화홍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뜨거운 여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관측 이래 최고 더위가 예고되어 있고,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온열 질환으로 인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여름철 실내와 야외 활동 시에 조심해야 할 것을 공부해서 슬기로운 여름 나기를 해보자!

열사병(熱射病)이라고 알려진 질환은 이름 그대로 무서운 병이다. 우리 몸은 36.5 도에서 0.5도 전후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를 항상성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은 항상성의 유지를 위해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더울 때는 땀을 흘려 땀이 증발하면서 몸의 온도를 낮추는데 이것이 가장 중요한 체온유지 방법 중 하나이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40도가 넘어가면 단백질의 변성이 오게 되고, 이로 인해 전신의 염증반응이 오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뇌를 포함한 여러 가지 주요 장기들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40도 이상의 발열과 의식 저하, 전신발작을 동반하는데 이를 열사병이라고 한다. 열사병의 경우 치사율이 50% 이상으로 그 어떤 것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열사병은 습한 환경이나 밀폐된 환경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땀의 증발이 잘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열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아이들, 바깥 활동이 많지 않았던 성인들 또한 쉽게 열사병에 빠질 수 있다.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목욕탕이나 사우나에서 열사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열조절에 취약한 노인분들이 뜨거운 탕에 오래 들어가 있는 경우 열사병으로 인해 의식 소실이 생기면서 탕에 익수되어 119에 실려 응급실로 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무서운 온열 질환!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실외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의 활동은 웬만하면 자제하도록 하자. 만약 꼭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우산이나 양산을 쓰고 나가는 것이 좋다. 양산 하나로 체감온도를 10도가량 떨어뜨릴 수 있다.

둘째, 실내 탕 목욕이나 사우나는 10~15분 이내로만 하도록 하자. 특히 노인의 경우 덥다고 느끼는 감각수용체도 노화가 되기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잘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쉽더라도 시간제한을 해 놓고 사우나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셋째, 수분 섭취는 되도록 많이 하도록 하자. 실외 활동 전, 활동 중, 활동 후 충분한 수분섭취는 기본이다. 외출 시에 물을 준비하였다가 너무 더울 경우 머리와 몸에 뿌려 주면 빠르게 올라간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렇다면 온열 질환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온열 질환 중 열사병이 가장 무서운 질환이지만, 열경련과 열 탈진도 온열 질환의 범주에 들어간다. 열경련의 경우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몸에 전해질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어 근육의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열탈진의 경우는 38~39도의 발열을 동반하지만, 의식저하나 전신 발작 등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를 이야기한다.

우선 열경련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이온음료를 섭취하여야 한다. 이전에는 나트륨 섭취를 위해 소금을 먹기도 하였지만, 요즘은 소금을 구하는 것보다 이온음료를 구하는 것이 더 쉽다. 이러한 이온음료를 섭취하여도 근육경련이 지속될 경우에는 병원에 와서 검사를 해보고 필요할 경우 수액으로 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

의료인이 아니면 열탈진과 열사병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고 또 무의미하다. 두 질환 모두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하면 빠르게 119에 신고하고, 환자는 서늘한 곳으로 옮긴다. 이후 119를 기다리는 동안 물을 뿌리고, 부채나 선풍기로 환자의 체온을 떨어뜨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19구급차를 통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다. 빠른 이송과 병원에서의 적절한 치료만이 열사병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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