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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전산정보자료 제공 거부로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 지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청년기본소득은 경기도가 2018년 제정한 청년배당 지급 조례에 따라 2019년부터 도내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별로 25만원 씩 총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경기도형 청년지원사업이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시행한 청년배당사업을 경기도지사가 되자마자 경기도 전체로 확대했다.

사업 집행을 위해서는 전입일, 생년월일, 주소가 포함된 행안부의 주민등록 전산자료가 필요하다. 사업 대상 청년들에게 기본소득 지급 대상임을 공지하는 안내문 발송 때문이다. 그런데 행안부가 지난해 3분기 지급을 앞두고 갑자기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전산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경기도가 개인정보 침해가 아니라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받아내자 행안부는 4분기 신청 마감 직전에야 자료를 제공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행안부는 주민등록법상 근거가 없다는 새로운 핑계를 대며 또다시 자료 제공을 거부중이다.

맥락 없고 근거도 박약한 행안부의 전산자료 제공 거부는 경기도 자치사무 방해 행위에 불과하다. 지난 5년 가까이 군말 없이 제공했던 자료다. 자료제공 거부 근거들이 명백했다면 처음부터 거부했어야 맞다. 거부할 근거가 없었다고 봐야 맞다. 그렇다면 갑자기 억지 근거를 계속 만들어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의도적이라 의심할만 하다.

청년기본소득은 성남시에서 처음 시행할 때부터 논란이 뜨거웠다. 기본소득 자체에 대한 이념적 찬반 논쟁을 초래했고, 특정 연령에 청년지원 예산을 집중하는 방식의 당부를 놓고도 견해가 분분했다. 올해부턴 성남시가 관련 조례폐지로, 의정부시가 분담예산 부족을 이유로 사업에서 빠지면서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도마에 올랐다.

그래도 청년기본소득은 자치 조례로 시행 중인 경기도 고유 사업이다. 행안부가 억지 근거로 자치 사무 집행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 행안부의 전산자료 제공 거부로 안내문 발송이 차질을 빚을 때마다 90%대이던 지급률이 8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의도가 모호한 행안부의 비협조로 기본소득 혜택에서 누락된 청년들이 대폭 늘었다는 얘기다. 정부 부처가 할 일이 아니다.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사업에 문제가 있다면, 도민이 지방선거를 통해 제도의 개폐를 결정하면 될 일이다. 경기도 자치사무에 대한 행안부의 몽니가 기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