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의 발언에 성명 내고 비판
"예산 볼모 체육회-종목단체 분열 속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최근 발언은 대한체육회 길들이기이자 체육계 편 가르기로, 대단히 심각하게 여긴다."

인천광역시체육회는 27일 '체육계는 길들여서도 안 되고, 길들일 수도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우려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얼마 전 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들과 간담회에서 "현재 대한체육회 중심의 체육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 종목 단체가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체계도 확실하게 개편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시체육회는 성명을 통해 "겉으로는 종목단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예산을 볼모로 대한체육회를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속셈이고, 한 몸이나 진배없는 대한체육회와 종목단체를 분열시키려는 이간책과 다름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정부가 국정농단으로 체육계를 파탄내고,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강제로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예산으로 체육단체를 길들이려 했던 암흑 같은 세월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과거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시체육회는 일련의 과정에서 정부는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일방적인 정책 시행이 아니라 모든 체육체육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활발한 토론과 논의를 통한 방안의 수립을 촉구했다.

시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여러 정부부처에서 나누어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정책업무를 총괄해 스포츠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으로서의 국가스포츠위원회 설치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