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국내 첫 현대식 완성차 생산
노조, 정치권 협업 보존 방안 모색
市 "별도 특성화 사업예산 편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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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인천 부평2공장 조립공장 입구가 문이 닫혀 있다. 부평2공장은 차량을 조립해 완성차로 만드는 조립공장과 엔진을 생산하는 엔진공장이 있으며 현재 조립공장은 1년 6개월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2024.6.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국내 최초의 현대식 완성차 생산 공장인 한국지엠 인천 부평2공장의 아카이브(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기록물을 보존하는 장소) 사업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3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과 간담회를 열고 부평2공장 역사 보존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출발점이 된 부평2공장의 역사를 조명하기 위한 아카이브 사업을 추진 중인데,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해 인천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평2공장은 1962년 새나라자동차가 국내 최초의 현대식 완성차 생산 공장을 세우며 들어섰다. 이후 신진자동차·제너럴모터스(GM)코리아·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를 거쳐 지난 2002년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새 주인이 됐다. 그러나 지난 2022년 11월 중형세단 말리부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가 단종되면서 가동을 멈췄고, 이후 활용 방안이 결정되지 않은 채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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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인천 부평2공장 조립공장이 말리부와 트랙스 생산을 끝으로 1년 6개월째 불이 꺼져있다. 2024.6.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노조는 지난해부터 부평2공장의 보존 방안을 찾기 위해 부평구, 부평문화재단 등과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부평구 예산만으로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인천시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부평2공장 아카이빙을 준비하면서 경기 부천시의 삼양홀딩스 공장 아카이빙 사업을 참고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은 3억원의 예산이 들었다. 부평2공장 관련 사업은 삼양홀딩스 공장 사례보다 규모가 커 부평구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부평2공장의 역사가 긴 만큼 관련 자료의 분량이 많고, 기록을 보관할 장소도 고려해야 한다"며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과 협업해 국비와 시비를 받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시는 부평2공장 아카이빙 사업에 대해 현재 예산으로는 지원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평2공장 보존사업을 두고 인천문화재단과 부평문화원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인천시의 아카이빙 관련 예산은 10개 군·구 문화원에 연간 2천만원씩 총 2억원으로 편성돼 당장 추가 예산을 확보할 여력이 없다는 게 이유다.

인천시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부평2공장 아카이빙 사업은 별도의 특성화 사업 예산을 편성해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평2공장) 보존 방법과 예산 규모, 사업 기간 등은 앞으로 한국지엠 노조 등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된 역대 차량 엔진과 생산 설비 등은 한국지엠의 자산인 만큼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평2공장 내 설비 등 기록이 될만한 자산의 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노조가 좋은 의견을 제시해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