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청회, 사실상 노선 정해졌다는 의미”
밑바닥 다져온 김포 ‘정통성·명분’ 우위
“원당사거리는 인천이 먼저 패싱한 것,
계속 거부시 검단 ‘Y자’ 분기 검토해야”
김병수 김포시장이 조만간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노선 확정을 기점으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2017년 보좌관 시절부터 공들여온 이 사업의 분수령으로 김 시장은 오는 12일 국토교통부 공청회를 지목했다.
김병수 시장은 1일 김포아트홀에서 열린 ‘민선8기 2주년 기념 시민과의 대화’에서 “우리 김포에게 철도가 워낙 중요하기에 철도이슈부터 말씀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과거 국토교통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책실무를 책임졌던 김 시장은 “공청회가 잡혔다는 건 사실상 노선이 정해졌다는 것”이라며 “우리 시는 조정안을 발표할 때 이미 양보할 건 다 하고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했다”고 청중에 설명했다.
김 시장은 그러면서 “인천의 결단만 남았다. 공청회 때 주민 의견을 받아 5호선 연장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12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2021~2025) 변경안 공청회’를 개최해 5호선 연장사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꼭 김 시장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철도업계는 이번 공청회 개최를 본격적인 사업추진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앞서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김포 7곳과 인천 서구에 2곳(101·102), 서울 1곳 등 총 10개 역사를 설치하는 5호선 연장사업 중재안을 발표하며 김포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함께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문제도 인천과 김포 양측이 공동 책임질 것을 국토부가 문서에 명시하자 인천지역 정치권과 주민단체 등은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병수 시장이 언급한 ‘인천시의 결단’은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인천시 측의 양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시장이 “우리는 양보할 건 다 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5호선 중재안과 관련해 김병수 시장이 자신감을 보이는 근거는 사업 추진의 정통성과 명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5호선 사업은 인천시와 김포시 양쪽 다 ‘건폐장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폐기되다시피 했었다. 국토부 직권으로 5호선을 건설할 수도 있지만, 서울시 동의가 없으면 방화차량기지에서 무조건 환승해야 해 제2의 김포도시철도를 놓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서울 도심직결을 위해 서울시 동의가 필수적이었던 상황에서 서울시 측은 건폐장 이전 없이 5호선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못 박았고, 이에 김병수 시장은 민선 8기 취임 직후부터 이 문제를 협의하기 시작해 같은 해 11월 서울시·강서구와 건폐장 이전에 관해 합의하며 5호선 연장 추진의 최대 난제를 풀어냈다.
당시 김 시장은 인천시 측에도 서울시와의 합의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으나 인천은 건폐장을 받을 수 없다며 참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와 서울시 간 합의로 5호선이 비로소 추진되자 인천시는 뒤늦게 노선도출 용역에 나섰다가 막바지에 돌연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골드라인 승객 안전문제가 급부상하면서 김포시는 5호선에 더욱 속도를 냈다. 같은 해 5월 김 시장은 강범석 서구청장과 5호선 노선을 대광위에 맡기기로 협약했다.
인천의 ‘4개 역사’ 주장으로 표류하던 5호선은 올해 초 국토부의 중재안 마련으로 시동을 거는가 싶었지만, 이후로도 인천시가 원도심 역사 추가를 주장하면서 반년째 답보상태에 있었다.
시민과의 대화가 끝나고 김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인천 쪽에서 소위 ‘순살 아파트’ 밑으로 지나갈 수 없으니 원당사거리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그러면 애초 김포시안대로 101역을 빼는 게 맞다”며 “인천이 먼저 패싱한 원당을 이제와 김포시민의 이익을 훼손해 가며 채우려 해서는 안 된다. 5호선 원당역을 설치하고 싶다면 그 돈으로 인천1호선에 투입해서 101~원당사거리역~102 구간을 뚫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김포는 얼마 전 예타를 통과한 환경재생 혁신복합단지 등 5호선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피땀 흘리고 있는데 인천은 정치권에 의지한 주장만 난무해왔다”며 “인천이 중재안을 끝까지 거부하면 김포와 검단지역을 ‘Y’자로 분기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김병수 시장은 이날 “서울2호선 지선 김포연장안은 양천구청 및 서울시와 협의해서 곧 용역을 발주하고, 서울9호선은 개화차량기지에서 1.4㎞ 정도만 연결해서 5호선과 선로를 공용하는 방안으로 용역을 발주한 상태”라고 철도망 추가 확충 계획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