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2년 맞는 인천 정책지원관
백지훤 前정책지원관 논문 평가
도입후 발의 조례 건수 2배 증가
인천 광역·기초의회에 소속된 정책지원관들이 시행 2년을 맞은 정책지원관 제도가 '일하는 지방의회'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정책지원관들의 고용 불안정을 해소하고 의원 사적인 업무는 수행하지 않도록 하는 등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백지훤 전 부평구의회 정책지원관이 최근 공개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석사논문 '정책지원관 운용 효과에 관한 연구 : 인천 내 지방의회 사례를 대상으로'를 보면 인천의 정책지원관들은 이 제도가 지방의회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정책지원관 운용이 지방의회 발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점(매우 크다) 만점에 4.26점을 줬다. '자신의 업무가 소속 의회 의원의 의정활동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에는 5점(매우 도움이 되었다) 만점에 4.48점을 줬다.
2022년 7월 인천에 도입된 정책지원관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원들이 조례를 제·개정하거나 예·결산을 심의할 때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의정활동을 전반적으로 돕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인천에는 광역의회에 19명, 10개 군·구의회에 51명의 정책지원관이 활동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 정책이 도입되기 전(2018년 7월~2019년 12월)과 후(2022년 7월~2023년 12월)를 비교한 내용을 보면 인천시와 9개 군·구(의정활동 데이터가 없는 서구 제외)에서 발의된 조례 건수는 389건에서 656건으로 2배가량 늘기도 했다.
논문 저자는 정책지원관의 지위와 업무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등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법에 정책지원관은 '의원 의정활동 지원'을 하도록 명시돼 있는데, 그 범위가 모호해 의원들이 사적 활동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이들은 의회사무국으로부터 근무평가를 받아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의회사무국 행정·별정직 공무원은 대부분 집행부에 우호적인 경우가 많아서다.
인천 한 기초의회에 소속된 A정책지원관은 "근무평가를 맡은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대부분 지자체에서 일하다가 이곳에 발령된 경우가 많아 행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길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의원들이 정치활동 방향성을 제시해달라고 하거나 지역의 현안을 알아 오라고 하는 등 업무 범위에서 벗어난 일을 지시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또 이들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매년 심사를 거쳐 재계약을 해야 해 고용이 불안정하다. 최근 남동구의회는 근무평가에서 모두 A(우수) 등급을 받은 소속 정책지원관 8명 모두에게 '약정기간 만료'를 통보해 인천지역 정책지원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5월28일자 6면 보도=인천 남동구의회 정책지원관 "전원 임용만료" 반발)
인천의 다른 기초의회에 소속된 B정책지원관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의회사무국의 근무평가뿐만 아니라 의원들의 입김으로 언제든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백지훤 전 정책지원관은 "정책지원관 업무 범위를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또 정책지원관이 오랫동안 일하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고용을 안정하거나 근무평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