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구 출범 준비 등 현안 산적… 주민 피해 우려 목소리
인천 동구의회에서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후반기 의장단 자리를 독식하려고 하자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후반기 의회 시작부터 여·야 의원들 간 협치가 실종되면서 그 피해를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구의회 윤재실(민주·가선거구), 장수진(민주·나선거구), 김종호(정의·가선거구) 의원은 2일 오전 동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을 배제한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원구성 추진에 대해 사과하고 야당 의원들과 협의해 의장단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동구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5명과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소속 의원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을 위해 지난달 25일 열린 제277회 임시회 전에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인 복지환경도시위원장과 기획총무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야당 의원 3명은 "다수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에 반대한다"며 불참했고, 최훈(국힘·가선거구) 의원은 건강 문제로 임시회에 불참하면서 의장단 선출이 무산됐다. 의장 선출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해야만 한다.
더불어민주당 윤재실 의원은 "후반기 원 구성에 앞서 국힘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2자리까지 의장단 자리를 전부 독식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지만, 임시회 당일까지도 의견을 전하거나 협의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다"며 "임시회가 무산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어떤 연락도 오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의회는 전반기에도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인 복지환경도시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 전반기 의장 선출 당시에도 야당 의원 3명은 반발하며 불참했다.
정의당 김종호 의원은 "원 구성 파행이 다음 임시회가 예정된 8월까지 이어지면 의회 기능은 모두 멈추게 된다"며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접수하지 못하면 올해 상반기에 편성 받은 국비와 시비를 하반기에 반영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주민들을 위한 신규 사업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동구와 동구의회에는 중구 내륙지역과 통합하는 제물포구 출범 준비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여·야간 협치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행정구역 개편을 앞두고 있는 동구에서는 세심하게 정책을 살피며 챙겨야 할 사안들이 많다"며 "주민들의 대표로서 선출된 구의원들의 주도권 싸움으로 주민들에게 신뢰를 잃기 전에 서둘러 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구의회 내 최다선 의원인 이영복(국힘·나선거구) 의원은 "이번 임시회 전에 야당 의원들이 먼저 원 구성에 대해 협의하자는 제스처도 전혀 없었다"며 "먼저 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의장 선출에 대한 뜻을 우선 모으고, 야당과 합의를 거쳐 하루빨리 의회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표 참조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