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전파교란에 선박 조업 '차질'
"전쟁 분위기, 민박·식당 예약 취소"
인천시는 비상체계·구호 훈련 확대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와 GPS(위치정보시스템) 전파교란 공격 등 도발 행위를 지속하면서 접경지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해5도 주민들은 북한의 위협에 불안감을 보이면서 생업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 해역에서 조업을 하는 박모씨는 "남북 대치 상황이 지속하면서 북한의 도발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까봐 걱정이 크다"며 "우선은 생계 유지를 위해 조업에 나서는데 GPS 전파교란 공격으로 선박 장비가 먹통이 되다 보니 바다 한가운데서 2~3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백령도는 남북 대치 상황으로 방문객 수가 급감하면서 농업·어업과 관광업을 병행하는 대다수 주민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백령도는 인천 주요 휴양지로 휴가철을 맞아 가족 단위 피서객 방문이 집중되는 곳이다. 하지만 올해는 경직된 남북 관계로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주민 얘기다.

백령도에서 40년 가까이 거주 중인 60대 심모씨는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에 어느 누가 이곳을 찾겠느냐"며 "민박·식당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다들 근심이 깊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접경지 주민, 지역사회 불안감 해소와 안전 확보를 위해 비상 체계 구축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북한의 안보 위협이 주민 어업을 포함한 생업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는 게 인천시 계획이다. 이 밖에 접경지에 있는 주민 대피·경보 시설 기능을 개선하고 유관기관 간 주민 구호 훈련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성훈 인천시 시민안전본부장은 4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주민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24시간 위기 상황을 관리하는 대응반을 운영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 행위가 주민 생계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