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의회의 문제는 당시 기자간담회 분위기서 잘 드러났다. 김태흥 예결위원장 등 야당 의원들의 '1차 추가경정예산안의 만장일치 본회의 통과' 발언과 배치되는 내용을 해당 의원이 주장했다. 그가 발언 중 혀가 말려들어가는 등의 증세를 보이자 김 위원장이 물을 건넸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말을 이어가려 수차례 시도했으나 "억, 억" 소리만 낼 뿐이었다.
뇌졸중 전조증상인데 당황해서인지 또 여야 대치로 무관심했던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안타깝게도 10여 초간 도움의 손길은커녕 어느 누구도 부축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본 기자의 가족이 비슷한 증세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경험이 떠올라 다른 여당 의원에게 부축과 동시에 해당 의원의 퇴장을 강하게 요청했다. 119구급대가 늦지 않게 도착했지만 해당 의원이 "나는 괜찮다"고 강하게 주장, 그대로 돌아갔다. 해당 의원은 지인의 설득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 뒤 다시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치적 성향과 업무적 등으로 대립·대치할 수는 있지만 사람은 존중했으면 한다. 5분 자유발언, 시정연설 등을 할 때면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뜻과 배치되거나 발언시간을 제대로 못지켰다는 이유로 야유를 보내거나 고성을 지르는 풍경을 종종 목격한다. 임시회 등에서 집행부를 상대로 발언권을 얻고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특정 의원의 발언이 자신의 뜻과 다르거나 정당의 입장과 배치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상대의 발언이 마무리된 뒤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개선됐으면 한다.
존중을 바탕으로 경쟁을 이어간다면 더 좋은 지방의회로 성장시킬 수 있고 아직 2년의 시간(임기)이 있는만큼 인의를 기반으로 한 정책대결을 한다면 유의미하고 성공적인 9대 의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송수은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