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공세에
인천 가구 제조업계
매출 3분의 1 가량 ↓

한중 무관세 적용에
원가·인건비 부담…
경쟁력 완전히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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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發)발 저가 공세로 인천지역 가구 제조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소파와 장롱 등 비교적 가격이 비싼 품목도 중국 플랫폼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설 곳이 줄어들고 있다는 반응이다.

인천 서구 가구 제조업체 A사는 '해외 직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가구를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제작 주문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유명 가구 판매 브랜드 '이케아'가 10여 년 전 한국에 진출했을 때보다도 우려가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A사 관계자는 "이케아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책상이나 의자 등 값싼 제품에서 타격이 있었지만, 중국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로는 매출이 3분의1가량 줄어든 걸로 보고 있다"며 "소파나 옷장 등 고가 제품도 해외 직구로 사는 경우가 있어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완전히 밀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가구를 수입할 경우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면 관세가 붙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도 2015년 FTA를 체결하면서 무(無)관세가 적용되고 있는데, 중국에서 가구를 구매했다는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가구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유통업체가 이 제도를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개인 고객들도 온라인 해외 직구를 통해 관세를 내지 않고 가구를 구매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천 가구 제조업계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무작정 가격을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구 제작에 쓰이는 목재 가격이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 나설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가구 제조업체들은 목재를 주로 러시아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러시아산 제재목 가격은 1㎥당 43만5천원으로 앞선 1월(39만원)보다 10%가량 올랐다. 지난해 4월 1㎥당 45만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 하반기 35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올랐다. 목재를 운반하는 컨테이너선의 운임 비용이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서울경인가구협동조합 관계자는 "원가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가격을 올리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인건비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업체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