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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가 한동훈 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돌출하면서 후보 간 비방의 수위가 높아지는 등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왼쪽부터 6일 분당 당원조직대회 참석한 한동훈 대표 후보, 6일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타운홀미팅 참석한 나경원 대표 후보, 7일 울산광역시당 간담회 참석하 원희룡 대표 후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하는 윤상현 대표 후보. 2024.7.7 /한동훈·나경원·원희룡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당권 경쟁은 여전히 '친윤 대 반윤' 구도와 '배신자' 공방에 머물러있다. 급기야 김건희 여사가 총선 기간 중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가 공개되면서 '배신자' 프레임이 다시 강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석 달이 됐지만 총선 이후에 새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는 물론이고, 대통령실과 여권 전체가 야당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미래 비전과 반성의 메시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해병대원 순직사건도 "국방장관의 정당한 이첩 보류 지시 명령을 박정훈 수사단장이 어긴 항명 사건이 그 실체이고 본질"(지난 1일 정진석 비서실장, 국회 운영위원회 발언)이란 입장이다. 이 사건은 '대통령이 순직 사건 조사 결과 회수에 외압을 행사했느냐'의 여부가 핵심 쟁점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사건의 본질에 대해 강변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전당대회에서 한 후보가 해병대원 특검을 '조건부로 수용하자'고 제안했지만 이에 대한 논쟁은 배신자 프레임으로 변질됐다. 당정 관계도 '건강한 견제와 비판'을 바탕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지만, 이는 곧 '대통령과의 갈등 초래'로 왜곡되면서 결국 '친윤 대 반윤' 구도만 강화시킨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한 후보가 김 여사의 문자에 답변하지 않았다는 '읽씹(읽고 씹음)' 논란이 전대 중반에 돌출한 것이다. 한 후보가 '문자 읽씹' 논란에 "공적 채널로 소통했다"고 해명했지만 곧바로 "공적으로도 소통한 적 없다. 거짓"이라는 반박이 나오면서 진실공방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당내에서 '당 윤리위 심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윤리위에서 해당행위로 판단, 당원권을 정지시킬 경우 대표 출마 자격을 상실한다.

향후 이 사안이 어떻게 전개될지 두고 볼 일이지만, 집권당의 전당대회가 이러한 양태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전형적인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남은 기간만이라도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한 건전한 토론과 여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경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또다시 특정 후보를 찍어내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여권은 자중지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소수 여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국정 동력을 잃게 되고 여권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