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상 前 대한민국 헌정회장. /경인일보DB
목요상 前 대한민국 헌정회장. /경인일보DB

‘오적시’와 ‘다리지’ 사건의 양심 판결로 법복을 벗어야 했던 4선 국회의원 출신인 목요상 전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은 제22대 국회 상황에 대해 “다수당이 먼저 진정성을 가지고 협치의 손을 내밀어야지, 계속 ‘거야’의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좋은 해법을 찾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목 전 헌정회장은 8일 오후 경인일보 인터뷰에서 “여당이 의석 수가 적어 국회 운영 주도권을 이끌어가는 데 핸디캡이 있지만, 야당이 의석 수를 믿고 막무가내식으로 국회 운영을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당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을 탄핵한다든지, 국회 법사위로 불러 조사한다는 것은 법률가인 제 입장에서 보면 ‘반헌법’적이고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된다”며 야당의 자세 전환을 먼저 요구했다.

그는 “이번 22대 국회 원구성에서도 민주당의 방침대로 결정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비록 야당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처한 경제·안보 분야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또 어떻게 정치를 이끌어가야 온당한지를 심층 깊게 판단해 국회를 운영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런 협치의 난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부족에 원인이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좀 다른 인식을 보였다. 그는 총선 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전 민주당대표의 영수회담을 ‘성과 없는 일방통행식 회담’으로 규정하면서 “야당이 진정으로 영수회담을 원한다면 ‘방탄국회’ 하듯 국회를 끌고 갈 게 아니라 진짜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치’만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그는 “과거 정치는 국회에서 신랄하게 비판하고 공격하고, 비판하면서 싸웠어도, 막후에서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을 보였지 않았느냐”며 “여야 간의 문제는 대화를 통해서 풀어가겠다는 협치의 자세, 그 정신과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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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을 위해선 충분히 토론하고, 대화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올바른 결론을 유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7~8월 잇따라 열리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관전평을 내놓았다.

그는 먼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과 관련, “자격 없는 사람들이 아전인수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 쉬위를 높였다. “적어도 당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고, 또 윤석열 정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 개인적인 인신공격이나 비판보다는 당과 정부를 위해 어떻게 임할 것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며 “특히 야당과 어떻게 대화하고,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 대처 방안도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아주 잘못된 경선’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 경선에 대해서도 “참 웃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 마디로 함축했다. 그는 “당대표를 뽑는 경선에 경쟁후보가 나서지 않고, 또 10여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한결같이 이재명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이 정당이 민주정당이 맞는가 의심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솔직한 얘기로 이재명 전 대표가 앞으로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운명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지만, 그 경우(유죄 판결)를 대비해서라도 올바른 경쟁자가 나서 민주당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소신을 보였다.

서슬 퍼렇던 박정희 정권에서 위의 두 판결로 서울에서 변호사 개업도 못하게 되자 대구로 하방, 재야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며 정계에 입문한 그는 재선 이후 고향인 동두천·양주로 돌아와 4선 중진으로 정치활동을 마감하고 현재 경기지역 정치권 원로로 존경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