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내놨지만 임금 내용은 없어
교섭결렬 선언·11일까지 나흘간
지난해엔 전면파업 없이 잠정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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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지엠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인천 부평구 한국GM 정문. /경인일보DB

한국지엠 노조가 사측에 구체적인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제시안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한국지엠 노조)는 8일부터 오는 11일까지 4일간 부분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는 앞서 지난 4일 16차 교섭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현재 주·야간 2교대로 운영 중인 한국지엠 부평·창원공장은 근무조 별로 8~10일은 4시간, 11일에는 6시간씩 파업을 진행한다. 파업 중에는 공장 내 안전관리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조업을 중단해 공장 가동도 멈춘다.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임단협 주요 요구안으로 ▲월 기본급 15만9천800원 인상 ▲올해 성과금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15% 이상 지급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부평·창원공장 생산물량의 30% 내수 물량 우선 배정 ▲고용안정과 신차 물량 확보를 위한 고용안정 협약서 확약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후속 차종 생산과 관련해 사측의 확약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 생산 계획이 전면 취소되면서 향후 부평공장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부평공장에서 생산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은 2027년까지인데, 이후 생산될 차종의 종류와 시기 등이 올해 중으로 결정이 나야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지엠의 내수 점유율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비사업소와 대리점 등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수판매 차량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노조 요구안에 대해 2차례 제시안을 내놓았지만, 노조는 사측 제시안에 임금·성과급 내용이 제외돼 있고 나머지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아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신차 생산 여부와 내수물량 확대 등에 대해 시장의 수요 등을 검토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노조는 부분파업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전면파업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해 9월에도 3일간 부분파업을 벌였는데, 부분파업 종료 직후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전면 파업 없이 임단협을 타결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임금과 성과급, 단체협약 내용을 모두 포함한 일괄 제시안을 가져오도록 요구하기 위한 차원의 파업"이라며 "향후 교섭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