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다의 반도체'로 불리는 김을 육상에서 양식하기 위한 연구에 나선다. 해양수산부는 내년부터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개발은 이상 기후에 따른 바다 수온 상승으로 김 양식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을 육상에서 양식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다.
김은 성장 시기 수온이 5~15℃로,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주로 생산된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주변 해역 수온이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김 양식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55년간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약 1.36℃ 상승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남해와 동해를 중심으로 1년 중 수온이 5∼15℃ 범위인 일수는 현재 연간 150일 내외이지만 2100년에는 대부분 해역에서 100일 미만으로 줄어든다.
지난 겨울에도 남해안 수온이 높아 김 양식이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일본과 중국이 한국산 김 수입을 늘려 국내 공급이 줄면서 인천 장봉도에서 생산된 김 가격이 폭등했다. 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어민들의 수익은 2배 이상 높아졌다고 장봉어촌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수부는 김을 육상에서 양식하면 사계절 연중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수부는 육상에 있는 버려진 양식장을 활용해 육상에서 잘 자랄 수 있는 김 종자를 개발하고 양식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