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말로 담아내기 어려운 이야기'는 도이칠란트라디오의 방송 원고 '말로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 작가 프리모 레비와 장 아메리를 생각하는 기나긴 밤'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저자는 반유대주의와 홀로코스트, 아우슈비츠를 오랫동안 성찰해왔다.
이번 책에서는 아우슈비츠의 경험에서 서로 다른 결론을 끌어내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두 인물, 레비와 아메리를 생생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두 사람은 저항에서부터 수용소 경험을 거쳐 상흔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로부터 각자 다른 결론을 도출하고, 그 경험을 읽어내는 상대의 독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레비와 아메리는 아우슈비츠라는 지옥에서 살아남았지만, 한쪽은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선 반면 다른 쪽은 회복할 수 없이 망가진 자로 남았다. 이탈리아의 유대인 레비는 자신의 증언으로 그 끔찍했던 아픔을 덜어낼 수 있었던 반면, 유대인으로 만들어진 오스트리아 남자 아메리는 이 세상에서 더는 안식처를 찾을 수 없었다.
파시즘에 맞선 저항 이후 인간을 짓밟는 강제수용소의 경험과 이를 글로 이겨내고자 했던 대비적인 두 인물의 이야기가 담긴 책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교훈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