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첫차… 일용직 근로자 애용

신규 노선 확보 위해 서울시 폐지 추진

“결사반대” 시민들 15일 철회촉구 행동

서울시 106번 시내버스의 노선도 . /의정부시 제공
서울시 106번 시내버스의 노선도 . /의정부시 제공

서울시가 의정부 가능동에서 서울 종로 5가 사이를 오가는 106번 시내버스 노선의 폐지를 추진해 의정부시 등 인접 지자체와 이용객들이 반발하고 있다.

12일 의정부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106번 시내버스는 현존하는 서울 시내버스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노선으로, 1일 평균 1만명이 넘게 이용하고 있다.

다른 시내버스보다 이른 새벽 4시에 첫차를 출발하는 까닭에 일용직 근로자, 환경 미화원 등이 많이 이용하는 ‘서민의 노선’으로도 알려져 있다.

서울시가 의정부 가능동에서 서울 종로 5가 사이를 오가는 106번 시내버스 노선의 폐지를 추진해 의정부시 등 인접 지자체와 이용객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한 버스 차고지의 모습. /경인일보DB
서울시가 의정부 가능동에서 서울 종로 5가 사이를 오가는 106번 시내버스 노선의 폐지를 추진해 의정부시 등 인접 지자체와 이용객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한 버스 차고지의 모습. /경인일보DB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강동구, 동작구 등 신규 택지 지역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106번 버스의 노선 폐지를 추진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경기도와 의정부시에 106번 시내버스 노선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도 등은 ‘갑자기 노선을 폐지할 경우 이용객의 많은 불편과 혼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폐선 계획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노선 폐지 소식이 알려지자 106번 버스를 이용해 온 의정부시민들은 서울시에 노선 폐지 철회를 촉구하는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시민들은 오는 15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호소문과 결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106번 버스 노선이 지나는 서울 도봉구에서도 노선 폐지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접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8월 중 106번 버스노선을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체노선을 마련할 때 까지만이라도 유예해 달라는 주장도 있지만, 서울시는 이마저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과 차량 여건 하에서 버스노선 신설 수요에 대응하려면 기존 노선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신설이 필요한 곳의 사정도 시급해서, 기약없이 대체노선 마련을 기다리며 폐지를 유예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