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만6487명… 전년比 11만9천명↑
고금리 장기화 등 '사업 부진' 1위
전문가 "하반기도 회복 어려울듯"
지난해 폐업 신고한 사업자가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 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계속되면서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폐업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천487명으로 조사됐다. 전년(86만7천292명)보다 11만9천195명 증가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부진이 48만2천18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기타(45만1천203명),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천68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폐업이 27만6천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천821명), 음식업(15만8천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임대업(9만4천330명), 건설업(4만8천608명) 등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폐업자도 많았다. → 그래프 참조
이런 가운데 올해도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전문 플랫폼에는 폐업으로 사용하던 물품을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화성 A지역과 B지역의 경우 지난주부터 이날까지 올라온 글만 수십여 개에 달했다. 중고나라에서도 쇼핑몰, 카페, PC방 등 폐업한 사업자가 중고물품을 판매한다는 글만 수백여 개가 넘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100대 생활업종 신규사업자는 경기 17만1천명, 서울 10만9천명, 인천 3만8천명 등 57만8천명으로 전년대비 1천명(0.2%)이 증가했다. 신규사업자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통신판매업, 한식음식점, 커피음료점, 피부관리업, 교습소·공부방 등이 많았다.
결국 소매업, 서비스업, 음식업처럼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운 업종으로 창업이 집중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폐업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셈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가 안정세에 있고 금리도 내려갈 수 있는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을 해소할 만큼의 충분한 매출 회복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여 폐업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