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간 아름서 26일까지
수원시 행궁동의 예술공간 아름에서 김결수 작가의 개인전 ‘Labor & Effectiveness 展’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노동과 효과성’을 주제로 설치와 영상, 회화 작품 등 다양한 매체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긴 시간 반복되었을 누군가의 고된 노동에 담긴 무수한 맥락을 주시한다.
김결수 작가는 오랜 기간 ‘노동과 효과성’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왔다. 그는 무익하고 무용한 노동이야말로 예술의 존재이자 미덕이라고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예술의 존재 의미는 진리와 진실, 그리고 감각을 향해 있다고 본다.
이외에도 김결수 작가는 영상, 설치작업과 함께 집을 소재로 한 평면작업에 몰두해왔다. 그는 우리네 세상사 이야기가 함축적으로 담긴 집에 주목한다. 평면으로 나타난 그의 그림을 보면, 텅 빈 화면에 최소한의 선으로만 구축된 집들이 나타난다. 이는 형태를 최소한의 구조로 한정한다는 점에서 구조주의적 환원을 떠올리게 한다.
과감한 붓질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비정형의 얼룩과 자국, 가녀린 희미한 선, 스크래치가 한데 중첩돼 있다. 김결수 작가는 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과 일상의 소회를 자신만의 감정으로 표현한다. 집에 또 다른 집이 포개져 있는 묘사는 집과 함께 흘렀을 시간을 암시하기도 한다.
여기에 아크릴과 숯가루를 혼합해 만든 안료로 그린 그림이 더해져 시각을 넘어 촉각적인 질감을 선사한다. 정형 비정형의 사각형 조각을 잇대어 붙인 알루미늄 캔을 소재로 한 작업도 눈에 띈다. 평면을 두들기고, 찌르는 등 세월의 흔적을 통해 노동을 투사하면서 집에 얽힌 감정의 질감을 옮겨 놓는다.
김결수 작가는 “단순한 노동의 반복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사실 두드러진 시각적 효과를 주진 않는다. 무언가를 만들거나 누군가의 눈을 의식한 보여주기가 아니라 그저 노동의 흔적으로 남겨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노동의 흔적이 예술가의 여정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김결수 작가는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60주년 병행전에 초대됐으며, 국내를 넘어 일본·중국·러시아 등에서 개인전을 32회 열었다. 이밖에도 대구미술관, 여수국제현대미술제, 평창올림픽, 대구달성현대미술제등 다수의 특별기획전에 참여했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