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2022년부터 추진
내년 초4·고1 지급하면 사업 완료

시의회, 정부 기조 따라 '태블릿' 지급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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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인천시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인천시의회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3년간 역점을 두고 추진한 노트북 보급사업이 완료 시점을 불과 1년 앞두고 마무리 짓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인천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6월25일 인터넷 보도=인천시의회, 인천시교육청 ‘노트북 보급 사업’ 예산 대폭 삭감)했기 때문인데, 인천시교육청은 어떻게든 예산을 세워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시교육청은 2022년부터 '코딩교육을 위한 초4~고3 학생 노트북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공약 중 하나로, 코딩교육 전면화를 위해 내년까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모두에게 차례로 노트북을 보급하는 내용이다.

인천시교육청이 노트북 보급사업에 3년간 쓴 예산은 1천660억원이 넘는다.

2022년 중1 학생들에게 줄 노트북과 충전함 등을 구매하기 위해 178억7천800만원, 지난해 초6·중1·고1 학생들을 위해 783억4천500만원, 올해 초5·중1·고1 학생들에게 698억7천200만원을 썼다. 내년에 초4·고1 학생들에게만 노트북을 지급하면 사업이 완료된다.

최근 인천시교육청은 내년 사업을 위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761억원을 세웠지만, 인천시의회가 심의 과정에서 343억7천만원을 삭감했다.

남은 예산(417억3천만원)은 고1 학생들에게만 노트북을 지급할 수 있는 액수다.

인천시교육청은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학생·학부모들에게 연도별 지급 계획도 발표했는데, 자칫 초4 학생들에게 공약한 내용을 지키지 못할 처지다.

인천시의회의 예산 삭감은 내년 정부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계획과 맞물린 결과다.

교육부는 내년 전국 초3·4, 중1, 고1 학년에 종이 교과서 대신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인데, 인천시교육청은 초3 학생에 대해선 노트북 보급 계획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인천시의회가 디지털 교과서 활용을 위해 초3 학생은 물론, 초4 학생들에게도 노트북이 아닌 태블릿PC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인천 초등교사 A씨는 "태블릿PC와 달리 노트북은 학생들이 직접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 작업까지 가능해서 수업시간에 활용도가 더 높다"며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을 길러주는 측면에서는 예정대로 노트북이 보급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초등교사 B씨는 "애초 초4 학생들에게까지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는 것이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반드시 보급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노트북보다 태블릿PC가 고장이 덜하기도 하고, 현재 각 학교가 보유한 태블릿PC를 시범적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일단 내년 초3 학생들에게는 태블릿PC 지급을 검토하되, 초4 학생들에겐 기존 계획대로 노트북을 주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노트북 보급사업은 정부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계획 이전부터 학생들의 코딩교육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며 "내년 본예산에 다시 예산을 세울 수 있도록 인천시의회와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