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악성민원과 업무과중에 시달리다 순직한 서이초 교사 1주기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2024.7.1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제공
18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악성민원과 업무과중에 시달리다 순직한 서이초 교사 1주기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2024.7.1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제공

“순직한 교사들의 슬픔과 아픔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명확히 이뤄져야 합니다.”

김포시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서이초 사건’ 이후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사들은 여전히 과중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면서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도 홀로 감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악성민원과 업무과중에 시달리던 신규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서이초 사건 1주기를 맞아,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경기지역 교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문화제에서 이들은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의 교육할 권리에 관한 법적·제도적 개선방안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악성민원과 업무과중에 시달리다 순직한 서이초 교사 1주기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2024.7.1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제공
18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악성민원과 업무과중에 시달리다 순직한 서이초 교사 1주기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2024.7.1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제공

과천시에서 근무하는 한 특수교사는 “장애 학생을 지도한다는 이유로 온갖 잡무가 쏟아져 4월까지 정시퇴근을 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타인과의 관계가 신뢰가 아닌 불신으로 구성된 학교는 가르침의 공간이 될 수 없다”며 “교육당국의 구체적인 교권보호 해결책과 서이초·호원초 교사 사망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사를 민원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에서 나아가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진강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교사의 생존권과 교육할 권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교사가 실제 학교 현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정치참여 활동과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