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 관점 '조망효과' 괴로운 삶의 문제 사소하게 느껴져
8명의 작가, 외계인과 만남을 자신만의 시선·방식으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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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지음. 양미래 옮김. 돌베개 펴냄. 256쪽. 1만7천500원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우주비행사들이 느낀다는 '조망 효과'는 그들이 한 경험의 핵심에서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일어난 인지적 변화를 말한다. 조망 효과의 공통적인 요소로 지구에 대한 사랑, 지구를 보호하고자 하는 욕망,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해 느끼는 연결감 등이 있다. 지구와 우주 사이의 어마어마한 거리는 바로 지구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을 유발하는 듯했다.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이러한 조망 효과에서 시작된다. 우주에서 보면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는 모두 사소한 것이 아닐까. 우주에서 일상을 바라보려는 이 책은 분열과 단절이라는 현실을 사소하게 여기기 위해 조망 효과에 눈을 돌렸다.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이 책의 저자 헤임스트라는 조망 효과에 관심을 가진 후 여러 과학·천문학 프로젝트와 기관을 찾아다니며 그곳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서 우주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리고 시와 에세이, 인문학 이론을 인용해 우주와 우리의 관계를 탐색했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책은 우리가 지구라는 같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많은 SF영화에서 인류는 외계인들과 만난다. 문명과 문명의 첫 만남인 '퍼스트 콘택트', SF에서 자주 다뤄졌지만 늘 새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새로운 존재와의 만남은 낯선 것을 배척하려는 인간의 본능과 미지에 대한 근원적 두려움을 건드리며, 낯선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 퍼스트 콘택트┃김단비 외 7명 지음. 달다 펴냄. 376쪽. 1만6천원

퍼스트 콘택트
신간 '퍼스트 콘택트'는 8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시선과 방식으로 이를 다룬다. 이야기가 제각각이듯 상상 속 외계의 존재도 모두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투명하고 거대한 균체이기도 하고, 먼 옛날 전설 속 괴물일 수도 있다.

방문하겠다는 인사말을 미리 보내는 정중한 손님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뻔뻔한 뺑소니범이자 무심한 약탈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외계인들의 모습에는 인간이 투영된다.

다른 생김새, 다른 언어, 다른 식습관과 사고방식 등. 다름을 이해하기란 어렵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책은 이처럼 나와 다른 존재들과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외계와의 첫 만남을 대하고 자신의 삶을 꾸려간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각기 다양한 삶과 가치, 다름을 그려내며 우리 내면에 잠든 두려움과 차별을 인식하게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