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시흥시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40대가 경찰에 '현금을 훔치려다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시흥경찰서는 18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한 40대 A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8년 12월 9일 오전 4시께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 B(당시 40대)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이틀 전 새벽에 당시 임시로 거주하던 집 근처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잠든 B씨가 불러도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금고에 있던 현금을 훔치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A씨는 범행 당일 슈퍼마켓에서 B씨가 잠에서 깨어나자 "돈만 가져갈 테니 가만있으라"고 했으나 저항해 살해까지 이르게 됐다는 취지의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이 같은 A씨의 진술과 관련해 경찰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인지 등 사건 경위 전반에 대해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2월 신빙성 높은 제보를 받고 장기미제로 남은 이 사건 재수사에 착수해 5개월 여 만에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7시53분 A씨를 경남 소재 집에서 검거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